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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31. 2024

포르투갈 열흘 겉핥기

모든 게 너무 편한 포르투갈


포르투갈에 들어온 지 10일.

포르투갈에 슬슬 정이 들기 시작한다. 포르투갈이 유럽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게 몇 가지 있다.

지방을 다니며 느낀 점은,


첫째, 어딜 들어가도 바가지 씌운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유럽에서도 물가가 싸다고 알려졌지만, 특히 관광지에서 구매에 대한 부담이 없어 좋다. 해마다 400만 명 이상이 찾는다는 파티마에서도 커피 두 잔에 타르트와 케익 포함하여 4.50유로. 한국 도심의 커피 한 잔 가격이다. 기념품 가격도 부담이 없다. 간혹 가격이 높아 보이는 건 보기에도 퀄리티가 있어 보인다.


둘째, 화장실 이용이 편하다.

무료 화장실이 많고, 유료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하다. 50센트.


셋째, 주차가 편하다.

로드투어를 했던 다른 나라들의 주차시설은 거의 유료였고 그나마 공간 찾기도 힘들었다. 포르투갈은 무료 주차장이 곳곳에 있고, 주차공간도 넉넉해 아주 편리하다. 1주일간 운전을 하며 유료 주차장을 이용한 건 딱 한 번. 화장실이 급해 무료 주차장 찾을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도 1시간에 90센트.


모든 게 편하지만, 한국인에게 특히나 좋은 게 있다.

한국사람 취향에 맞는 메뉴, 바로 Seafood Rice. 새우 혹은 문어를 넣어 밥과 함께 끓인 해물밥으로 우리의 짬뽕밥과 흡사하다. 고수까지 넣는다. 식당에 따라 다소 짜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곳 사람들이 밥을 이렇게 먹는다는 게 신기하다.


해물밥도 지역별 식당별로 제공되는 방식과 맛이 다르다.

리스본에서 맛본 해물밥은 사골국물 같은 맛. 밥이 따로 나온다. 포르투갈에 들어와 처음인 만큼 반갑고 좋았는데, 다른 곳을 다녀보니 가격은 비싸면서도 퀄리티는 제일 아래 등급으로 여겨진다.


카보 다 호카 절벽마을에서 맛 본 해물밥은 바닷가재가 들어가 걸쭉한 맛. 냄비 하나가 2인분인데 부족함이 없다.


에보라의 해물밥은 토마토가 들어간 달콤한 맛이고,


알쿠바사는 새우가 많이 들어가면서 기름기가 많은 듯하다.


그리고 나자레에서는 게를 넣어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국물의 색과 맛이 우리 된장국 느낌이다. 냄비 하나가 1인분.


가장 관광지스러웠던 오비두스 식당의 해물밥은 무척 짰다.


각 지역의 해물밥을 비교했지만, 같은 지역에서도 식당과 셰프에 따라 레시피와 조리법이 다르기 때문에 위에 소개한 해물밥이 그 지역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국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음식 맛의 특성이 있듯 이곳에서도 일반적인 경향은 있지 않을까 유추해볼 뿐이다.


또 하나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음식은 문어요리.

식감이 무척 부드러워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자레에서 묵었던 Mar Bravo 호텔 레스토랑의 문어 요리가 으뜸이다. 시간이 지나도 접시에 기름이 전혀 고이지 않는다. 그만큼 요리가 잘 됐다는 반증. 호텔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가격이 비싸지도 않다. 오히려 투숙객 10% 할인까지 되니 위에 소개한 해물밥과 함께 강추.


이 좋은 문어 요리를 파티마 대성당 옆 레스토랑에서는 음식 종류와 상관없이 전체 무게로 계산한다니 다른 거 제쳐놓고 문어만 먹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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