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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31. 2024

외웅내검(外雄內儉) 파티마 대성당

웅장함과 담백함의 조화


낮의 파티마 대성당은 밤보다 광활하다.

성당 앞 광장은 바티칸보다 넓고, 중앙 종탑 건물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넓게 펴진 건물은 마치 커다란 새가 날개를 펼친 듯하다.

성당 내부가 아닌 오픈된 공간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것도 이채롭다.

하지만, 대성당 내부는 그간 보아온 다른 성당 내부와는 다르다.

파티마 대성당의 내부는 그 명성이나 규모와는 달리 여지껏 보았던 성당들의 화려한 내부에 비해 매우 담백하고 검소한데, 그래서 더 무거운 경건함이 느껴진다.

파티마 대성당 왼쪽 앞 성모발현 예배당에서는 수시로 미사가 집전되는 거 같다. 우리가 돌아보는 사이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이 다르다.


무릎 순례를 준비중인 신자를 보았다.

대리석이 깔린 길을 무릎으로 걸으며 기도하는 무릎 순례는 성모발현 예배당을 한 바퀴 도는 걸로 끝나는데, 길이가 200m는 족히 되지 않을런지.. 나는 자신이 없다. 파티마 대성당 주변에는 무릎 순례자를 위해 무릎 보호대를 판매 대여하는 상점도 있다.

信心이 깊은 신자들을 보며 존경심이 든다.


신티시마 트린다데 바실리카 성당 앞 십자가와 교황 요한 바오로2세 동상


신티시마 트린다데 바실리카 성당은 넘치는 순례자를 파티마 대성당만으로 수용하는데 한계를 느껴 파티마의 기적 90주년인 2007년 완공되었다.

실내는 기존 성당과는 완전 다른 패러다임이다. 가장 보수적이고 복고적이라 여겨지는 교회에서 이런 창의적 변화의 발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히 놀랍다.

십자가에 박힌 예수도 청년 예수의 얼굴 모습이다.


성당 문을 열고 나오면 정확히 파티마 성당의 정면과 마주한다.


파티마 성당을 둘러보며 궁금했던 것 중 하나.

로사리우 성당으로 불리는 파티마 대성당과 맞은 편의 바실리카 성당 모두 규모가 엄청나다. 이곳에 봉직하시는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수는 얼마나 될까. 그분들은 어디서 생활하실까.


한국 성당의 경우 본당과 함께 사제들의 주거 공간인 사제관이 있다. 파티마 대성당과 바실리카 성당의 광장 주변을 둘러봐도 사제들의 공간처럼 보이는 곳이 없었는데, 성당 광장 밖으로 나와  파티마 대성당 옆 블록으로 접어드니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다.

밝은 색상에 단아함이 느껴지는 건물.

중앙의 아줄레주 예수님 형상도 그렇고, 창문 너머 보이는 실내 벽에 걸린 십자가들도 그렇고, 이 건물이 사제관인 듯한데 규모가 제법 크다. 역시~~

측면의 아줄레주 형상도.. 사제관 맞는 듯하다.


또 다시 꿈틀대는 못 말리는 엉뚱한 호기심.

성당의 공용 차량과 신부님과 수녀님 들의 개인 차량도 있 않겠나. 이 건물에도 지하 주차장이 있을까? 차량 수는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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