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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을 황토방, Casal Da Serra

by 강하


산중턱 8부 능선에 에 위치한 페냐 가르시아의 숙소 Casal Da Serra는 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이다.

Casal Da Serra의 의미가 궁금해 번역기를 돌리니 산악커플이라고 나온다.

숙소 앞 마당에서 본 전망. 숙소 지대가 꽤 높 편 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선 영어가 안되는 대신 정성 가득한 몸짓과 어색하지만 순박한 미소가 소통 수단이 된다.

조식은 몇 시부터 가능한지 묻기 위해 Breakfast 단어 대신 "모닝 짭짭~" 하며 먹는 시늉을 해본다. 돌아온 답은 동네 레스토랑 이름이다. 예약 옵션이 조식 포함인데.. 이럴 경우를 대비해 프린트 해온 포르투갈어 예약확인서를 내미니 미처 확인 못했다는 듯 미안해 하는 표정과 함께 "eight thirty" 란다. 히터가 작동이 안 돼 히터를 손으로 가리키니, "like hot?" (뜨거운 거 좋아하느냐는 거겠지) 그리고는 우리가 城에 다녀올 때까지 기다렸다 방에 들어와 난방 상태를 확인해준다.


가정집 인테리어는 집주인, 특히, 주부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옆지기의 경우 화려함보다 단순한 여백의 미를 좋아한다. 그 기조에 맞게 집 내부는 거의 밝은 모노 톤이고 집기 비품이나 치장도 최대한 절제한다. 처음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 집은 왜 이리 넓어 보이지.."라고 할 정도다.


유럽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유럽 가정의 인테리어를 나는 '아기자기 인테리어'라고 특징한다. 다양한 색상에 공간 구석구석을 최대한 치장한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오밀조밀하다. 유럽식 아기자기 인테리어는 감각이 떨어지면 산만해 보이지만 감각적으로 꾸미면 굉장히 예쁘다.

Casal Da Serra도 유럽풍 인테리어가 물씬 배어있다. 인테리어는 모두 본인들 작품이란다.

거실이다. 천장은 노출형이다.

상단 액자는 그림의 형태로 보아 주인 손주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단 왕소라가 눈에 들어왔고, 왼쪽 검은 삽의 용도도 궁금하다.

오른쪽 배를 보고 나는 왜 베네치아 곤돌라가 떠올랐는지.. 산악마을에서는 배가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드넓은 창밖 풍경이 탁 트인 창에 화답한다.

추운 지역이거나 산악 지대 주택의 필수 아이템 벽난로.

문틀, 기둥, 서까래, 2층으로 오르는 계단까지, 벽난로 소재를 제외하곤 모든 소재가 목재다.

평소에도 이러고 살까?


내묘외견(內猫外犬). 아파트에서는 주거 특성상 고양이나 개나 모두 실내에서 생활하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대부분 고양이는 실내 거주의 특권을 누리고 개는 실외에서 실내를 동경한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의 눈은 항상 도도하고 개의 눈은 늘 슬프다.


산악마을이라 식당 찾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아 저녁으로 미리 준비한 햇반을 데우려 전자레인지를 사용해도 되겠느냐 물었다. 나와서 먹으라며 수저에 네프킨까지 꺼내주고, 테이블보까지 깔아준다.

식탁에 테이블보는 유럽 식사 문화의 상징인 듯하다.

덕분에 오랜만에 인스탄트 한식으로 한끼.


주인 안토니오가 기타를 갖고 노는데 이 양반 노래와 기타 실력이 수준급이다. 자기 자작곡많단다. 심지어 연주하는 기타도 본인이 직접 제작했다고. 40년 됐다는데 이렇게 멀쩡하다고?

그런데, 이 기타가 특이하다.

일단, 12줄 기타는 봤어도 10줄 기타는 처음이다. 특이한 건, 헤드 부분에서 넥으로 들어올 땐 2개 씩 홈이 있는 다섯 path를 거치는데, 바디의 매듭 부분에선 여섯 path로 들어온다는 거. 바디와 넥 연결 부분의 조율 키는 무엇을 조율하는 것인지..


나무 천장과 돌 벽이 어우러진 자연친화적 황토방. 앞으로 이런 방에서 잘 날이 또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니 여주인 이자벨이 직접 정성껏 준비한 아침 식사가 우리를 감동케 한다.

직접 갈아 만든 오렌지 쥬스에 따뜻한 우유와 커피까지. 이 아침을 먹는 내내 안토니오는 우리를 위해 기타 공연을 해주었다.

듬뿍 담긴 정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행복했던 하룻밤을 선사해준 이자벨과 안토니오의 근황이 궁금하다.

Thanks Isabel & Anton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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