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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동부의 마지막 기착지 수르텔랴

by 강하 Sep 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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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쿵쾅대는 벅찬 진동을 느낀 몬산투를 떠나 벨몽테로 가는 길에 몬산투에서 북쪽으로 60km 위치의 성곽도시 수르텔랴(Sortelha)를 경유키로 한다.

성곽 왼쪽 9부 능선 경사면에 두 개의 바위가 묘하게 마주하고 있다. 마치 굴러 내리는 바위를 밑에서 지탱하는 듯하다.

수르텔랴에 들어서면 먼저 성탑이 보인다.

수르텔랴 역시 고지대지만 지대가 비교적 평탄한 편이라 가옥의 분포가 몬산투에 비해 안정감이 있다.

빛 바랜 오래 된 가옥들을 보면 '여기 누가 살까..?' 하는 집들이 많은데, 가끔씩 사람이 출입하는 집들을 만난다. 옆지기가 묻는다. "여기 자치단체에서 집 하나 줄테니 들어와 개보수하고 살래? 하면 어쩌겠어?"  응~? 글쎄 어째야 하나...


몬산투에도 카페는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암벽이나 암반에 밀착한 가옥을 이용한 카페였고, 이렇게 城의 공간을 이용한 건 처음이다.


몬산투와 달리 수르텔랴는 성곽이 잘 보존되어 성곽길을 따라 쉬엄쉬엄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수르텔랴를 둘러보는 묘미라고 하고, 나도 그런 풍치있는 기억을 가져보려 했는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몬산투에서 언급했 듯 안전장치 없는 높은 성벽길에 오르는 순간 서 있는 자체로도 오금이 저리며 미풍도 강풍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지대 가옥을 돌아보니 이곳의 특징을 발견하게 된다.

창문 안쪽에 목재를 이용한 또 하나의 문을 단다. 방풍 방습과 보온은 물론 보안 효과도 있겠다. 다만, 장기간의 비에 목재 창틀의 내구년수가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다.

창문 뿐만 아니라 출입구에도.

이 집은 현관 앞에 대문까지..

처마 위까지 돌을 덮은 게 이채롭다. 처마가 강풍에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가.

수르텔랴는 고지대지만 몬사투와 페냐 가르시아와 달리 지형이 평탄하다.

포르투갈 동부 산악지대 주택은 석조이며 짧은 지붕이 공통적 특성인 듯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몬산투와 페냐 가르시아는 주황색 지붕이 선명했는데, 수르텔랴는 상대적으로 빛이 많이 바랬다.

산악 고지대의 이점을 살려 풍력 발전을 이용다.


몬산투, 페냐 가르시아, 수르텔랴, 모두 높은 산악지대에 형성된 마을이다. 공장을 지을 여건도 못 되고, 농사를 지을 여건도 안 된다. 소규모 숙박시설과 식당, 카페가 있지만 소득이 있어야 소비가 되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이곳의 경제 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겉으로는 재화나 용역의 수단이 보이질 않는데..


인간의 자연과 삶에 대한 접착력은 강력 본드에 비할 게 아니다. 수 세월을 버티며 어떤 환경에서든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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