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마지막 방문지 임을 눈치 챈 듯, 포르투 남단의 히베이라 광장과 도우루 강은 우리에게 26일간의 포르투갈을 총정리 해주려 작심을 했다.
히베이라 광장을 중심으로 도우루 강을 따라 포르투갈의 다양한 건축양식과 화려한 원색으로 무장한 건물들이 유럽 어느 곳 못지 않은 강렬함을 뽐내고 있다.
흥미로운 건, 저 많은 집들 중 반 정도는 주거지로 사용되는데,나머지 반은 주인이 없단다. 빈 집이 아니라 주인이 없다는 게 무슨 의미지?
멀리 보이는 다리가 길이 172미터의 루이스 1세 다리.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가 설계했다고 가이드북에 적혀 있다. 리스본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도 에펠 제자 작품이라더니 제자들 잘 키웠네.
다리 건너 편 정상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까지길게 이어진세하 두 필라르 수도원 (Mosteiro Santo Agostinho da Serra do Pilar). 저기까지 가보진 않았지만 길이 만으로는 여지껏 본 수도원 중 가장 길어 보인다.
포트와인을 영국으로 실어 나르던 운송선인 라벨로를 개조한 포르투 크루즈는15유로에 약 1시간에 걸쳐 도우루 강에 걸친 6개 다리를 감상할 수 있다. 강변에 죽 늘어선 티켓 판매소를 보며 걸어가다 루이스 1세 다리로 올라가는 푸니쿨라를 타는 바람에 한번 타본다는 걸 깜빡 잊고 말았다.
다리 위에서 보는 아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다리 위로 올라간다.
푸니쿨라(2.50유로)를 타고 올라가며 보는 루이스 1세 다리의 상층부와 하층부를 연결하는 아치 구조가 멋스럽다. 루이스1세 다리는 2층 철교다. 차량은 다리 하층부만 이용 가능하고, 상층부는트램만 운행 가능한 거의 보행자 전용도로 수준이다. 하지만 다리 중간 교각이 없는 아치형 구조다 보니 마치 구름다리처럼 체감적으로 다리가 출렁이는 느낌을 받는다. 다리 가운데 지점으로 갈수록 난간 가까이서 걸어가는 데 약간씩 오금을 저리게 한다.난간에 기대어 사진을 찍으면 마치 휴대폰을 밑에서 잡아끌어 놓칠 거 같은 중력현상을 느낀다.
46미터 높이에서 보는 히베이라 광장을 따라 걷는 강변이 까마득하다. 크루즈 선착장도 한눈에 들어온다.
맞은 편에 보이는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저 지역에는 포르투를 대표하는 포트와인 와이너리들이 모여있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지붕에 영어 단어가 보이는데, 그게 각 와이러니 이름이다.
쟁쟁한 와이너리들이 시음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로 와인애호가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밖에 루이스 1세 다리를 올라가야 하는 이유는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포르투의 짙은 색감 때문이다.
앞서 이곳은 비어있는 집이 많다고 했다. 집단 공백은 방치의 의미일 수 있다. 인간이 방치하는 곳에 자연은 번성한다. 이곳의 짙은 색감이 방치의 산물이라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