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여기가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감을 받았다고 가이드북에 소개된, 1906년에 개업한 렐루 서점이구나..서점 내부가 아름다워 입장료를 내야 입장이 가능하다는 곳. 그래봐야 서점 아닌가..도서 구입시 입장료만큼 할인해준다지만, 영문서적도 거의 없다니 환불받을 일도 없다.
오늘같은 비오는 날은 저 붉은 색의 Hop on Hop off 버스가 딱이긴 한데..
포르투 시청사 앞 Porto 로고 앞에서도 사진 촬영이 한창이다.각기 다른 모습으로 추억을 담는 사람들의 포즈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사람들이 돌아가며 올라가 사진을 찍는데, 저 꼬마 3남매가 올라가는 순간 그 귀여움에 모두들 환호한다.졸지에 카메라를 든 모든 사람들의 모델이 됐다.사진을 찍은 후에도 안 내려오겠다고 버티는 막내가 모두에게 큰 웃음을 안긴다.
인터넷에서 포르투의 한국인 사랑방으로 소문난 La Ricotta 식당. 이유가 뭔지 궁금해 찾아갔다. 예약이 만석이라길래 다음 날 점심으로 예약하며 이름이 Lee라고 하니, Lee가 많다며 미들네임을 묻는다.예약 리스트를 보니 언뜻 눈에 들어오는 Lee만 셋.이 정도였어..?
다음 날 방문하니 매니저가 먼저 "Sang Lee~"하며 내 이름을 기억한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눈에 띄는 한국인이 두 팀.
2층으로 오르니 2층에만 우리까지 세 팀. 식사 중에도 두 팀이 더 들어온다. 모두 젊은 층이다. 이 모습에서 두 번 놀란다. 우리 포함 이들이 어찌 이곳을 찾아 오겠는가..인터넷 시대의 정보 전파력에 놀라고,하루이틀도 아니고 포르투를 찾는 한국 젊은이들이 이렇게 많다는데 놀란다.
근데, 이 정도 한국인 방문자가 많으면 한국어 버전 메뉴도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없다.
이 식당이 인기 있는 요소가 있다.일단 식당이 나름 고급지다.종업원들 복장과 매너도 그렇고, 인테리어도 젊은 취향이다.게다가 음식이 좋다.
코스요리를 주문하면, 주류를 포함한 스타터부터 메인요리와 디저트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 둘이 39유로를 계산했다.저녁은 좀더 비싸다고 하는데,점심으로 모두 포함해 1인당 20유로에 음식 좋고 분위기 좋으니 젊은 층에게 인기가 있을 수밖에.문어요리는 포르투갈에서 먹어 본 중 최고로 부드럽다.나이프가 살며시 스며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악기점에는 Fado의 영향인지 만돌린 형태의 포르투갈 기타도 많이 보이고, 아동용 작은 기타는 색상도 예쁘다.
이 차.. 문이 좁아 차 흠집 방지용으로 스치로플을 끼어 넣은 모습이 너무 재밌다.
내내 빗줄기가 쎄지다 약해지기를 반복하기에,지도 보는 것도 귀찮아 발길 닿는대로 걸어 다니는데,신기하게도 다니다보면 결국 다녔던 길로 되돌아온다.도시 중심지 반경이 작고 관광객의 동선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작위로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것을 일단 카메라에 담아 숙소로 돌아와 사진을 보고 위치를 추적하여 우리가 본 게 무엇인지 확인하고, 좀더 알고싶으면 구글에서 검색한다.
게중에는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는 것도 많다.
뭔가 그럴 듯해 카메라에 담아 온 여기도 숙소에 들어와 확인하니, 포르투갈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을 맞이하는 볼사 궁전이다.궁전과 동상 사이에 보이는 건 상 프란시스쿠 성당.
종전의 관광방법이 가이드북을 먼저 보고 명소로 소개된 곳을 찾아다녔다면, 요즘은 그냥 이곳저곳 기웃거리며관심있게 눈에 띄는 곳이 어떤 곳인지 나중에 확인하는, 그러니까 예습형 관광에서 복습형 관광으로 바뀐 셈이다. 이게 가능한 건,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에 위치태그를 설정하면 각 사진들의 촬영장소가 구글지도와 연동되어 위치 확인이 되기 때문이다.
포르투 대학 근처의 카페.
대학 옆이라서인지 노트북과 책을 펴놓고 뭔가에 열중하는 젊은이들로 인해 빈 자리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코스에 따라 3유로 혹은 9유로에 여러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곳.땡기긴 하는데, 예전에 시음장소에서 1시간을 곯아 떨어진 경험이 있어 패스.
한 카페에서 포르투갈어로 된 음료 메뉴를 보니, 같은 메뉴에 가격이 두 개로 적혀 있다. 뭐가 다른 거야..
직원에게 "이건 small 이고, 이건 large 냐?"고 물으니, inside 와 outside 차이란다.
우리 개념으로는 문 밖은 아무래도 홀대받는 느낌인데,실내보다 실외가 더 비싼 이유가 뭐지?나름 유추해 본 두 가지 이유.
하나는, 자연광을 좋아하는 서구인 취향에, 흡연까지 자유로운 밖이 인기가 좋으니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밖이 비싸다. 또 하나는, 실내보다 실외가 서빙 동선이 길어지니 인건비가 그만큼 비싸다. 어떤 이유에서든, 실내와 실외 좌석에 따라 요금에 차등을 둔다는 건 우리 정서로는 선뜻 이해가 안된다.
어쨌든, 비가 오는데도 한껏 치장을 한 채 밖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다.
정말 날씨 안 도와준다.
갑자기 굵어진 비를 피해 들어 온 곳이 포르투에서 각지로 뻗어나가는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상 벤투 역.
벤투 역 내부의 아줄레주를 보기 위해 일부러들 찾는 곳인데, 우린 비로 인해 얼결에 얻어 걸렸다.
분명 지금 여러 도시를 돌고 있는 여행중임에도 기차역에 들어서니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이게 여행 중독인가..열차운행 전광판에 브라가가 보이니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