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청파동에서 사회적기업 ‘오피스메카’를 경영하고 있는 김서진(아래사진·52) 대표. 지난해부터 자체 브랜드 ‘슬로라(SLORA)’ 상표를 개발해 우산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이어리를 비롯, 복사용지, 인쇄물, 사무용품, 전산용품, 탕비류, 판촉물 등 소모성 물품(MRO)을 만들어 공공기관, 대기업 등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회사명 오피스메카는 ‘사무용품의 중심’이 되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주식회사면서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김 대표는 “전체 직원의 50% 이상이 장애인으로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회적기업이다"면서 “문구, 사무용품 외에도 전산용품, 사무기기, 식음료, 생활용품, 안전용품, 인쇄, 디자인, 홍보용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취급하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약 4만 개에 달하는 제품을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신속하고 정확하게 납품해 업무 처리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자는 것을 회사의 목표로 정했다고 한다. 외견상 일반회사와 같지만 장애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적 구성원으로 기회를 준다는 점이 다르다.
김 대표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고, 수익창출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을 사회적기업이라고 한다”며 “일반기업은 이윤을 추구가 우선이지만 사회적기업은 장애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가치를 둔다”고 부연 설명했다. 집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여러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다.
언제부터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회사는 1999년 창업을 했다. 물론 회사를 만든 대표가 따로 있었고, 나는 직원이었다. 이듬해 갑작스런 회사 대표의 유고로 뜻하지 않게 자리를 승계하게 됐다. 그때가 28살이었는데 눈 깜짝할 새 24년이 지났다.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살았다. 시장은 생물처럼 변하면서 대응이 쉽진 않았지만 직원과 함께 불철주야 노력했다. 다행이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기까지 과정을 요약하면
회사 연혁을 말하자면 1999년 주식회사로 오피스메카를 설립됐다. 2002년 삼성 아이마켓코리아, 삼성전자 서비스, 서브원과 납품 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환경마크, ISO001도 인증 받았다. 2004년 조달청(나라장터) 재제조 토너카트리지 물품등록을 했고, 엔투비와 계약 체결을 통해 KT, POSCO, 현대, 한진, KCC 등에 납품했다.
2008년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됐고, 2012년 사회적기업 일자리 창출 사업에도 선정됐다. 동시에 사회적기업 경영공시에 참여했다. 2014년 사업 종류에 인쇄, 출판, 디자인, 제조업을 추가했다. 직접 물품을 생산해서 납품하겠다는 의지였다. 2016년 확장 이전을 했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외 다수 공공기관과 MRO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에는 LG전자와 B2B가전 취급점, 교세라 취급점 계약을 통해 근로복지공단과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유한킴벌리 취급점 계약 등 다수의 기관과 사회적 가치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협약 체결했다. 2020년에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과 사회적경제기업 구매 촉진 협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슬로라’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사세를 확장 중이다.
사회적기업은 주로 어떤 사업을 하는가
사회적기업이란 용어가 주는 의미의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약자란 말과 겹치면서 뭔가를 달라고 요구만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늘 우려됐지만 지금은 의미가 많이 알려진 듯하다. 그만큼 사회적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고, 오피스메카도 그 일원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 장애인 등의 고용 확대를 통해 사회에 실질적 공헌을 해야 한다. 또 기업인 만큼 서비스와 가격경쟁력, 마케팅 능력을 키워 이윤을 내야 한다.
사회적기업의 우선적 가치가 사회적 문제해결이지 이익을 도외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역 사회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은 물론 영업도 열심히 해서 이윤을 많이 창출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윤이 있어야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고 지역공동체에 재투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에 어려운 점을 꼽는다면
2002년 장애인을 처음 고용했다. 2008년 장애인표준사업장, 2010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고용 첫해는 어려움이 많았다. 직원들 간 소통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개선됐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이해를 바라는 것보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것 같다.
젊었을 때는 열정이 넘쳐 웬만한 어려움 정도는 사업의 일환이라 생각하며 돌파했다. 그러나 사업을 하면 할수록 열정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예측할 수 없는 기업 외부환경 변화가 가장 어려운 문제다. 적정 마진이 어느 정도 보장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윤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자체 브랜드 ‘슬로라’의 개발도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환이다.
사회적기업 대부분이 영세해 투자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확장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경영난을 겪는 다른 사회적기업과의 연대를 통한 공생이 필요하다. 요즘 그런 회사들의 제품을 찾아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대부분 외형 그리 크지 않다. 대표가 1인 다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하다. 달리 표현하면 홍보마케팅, 판로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나눔실천으로 사회공헌활동도 하던데
티 나지 않게 가급적 조용히, 힘닿는 데까지 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맞닿아 있는 것이 나눔과 기부라고 생각한다. 또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라고 본다. 그래서 가까운 용산복지재단과 다문화학교인 해밀학교 등에 대한 정기후원과 아동복지시설에 가전과 생필품 지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현금 기부, 대한적십자사 어린이영양제 후원 등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오피스메카 홈페이지 신규회원 가입을 통한 후원 굿네이버스 후원은 회원들과 함께 한 기부라서 뜻 깊었다. 이 같은 활동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정하는 착한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중요하게 여기는 점과 회사의 목표는
전문성을 겸비한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분야별 특화 전문가 그룹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이를 통해 견적, 디자인,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고객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하고자 한다. 빠른 대응력에서 자칫 놓칠 수 있는 점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제품 문의부터 안전한 배송까지 모든 절차에서 세심한 관리를 약속한다.
공공기관 행정업무에 필요한 사무, 문구, 판촉, 홍보, 인쇄, 디자인, 산업용품, 가구, 구매대행, MRO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이는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필요조건이다. 사회적기업, 여성기업, 장애인표준사업장, 중소기업 등 4개의 인증을 구비하고 있다. 이들 인증은 오피스메카의 자산인 동시에 고객들에 대한 신뢰의 상징이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을 최우선으로 고용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외부로부터 지원이나 도움은 없는지
용산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중부센터와 연결해 줘서 홍보마케팅 지원을 받고 있다. 중부센터가 운영하는 보람일자리 소상공인온라인홍보마케팅사업단이 우리 같은 사회적경제기업 대상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홍보마케팅을 지원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무료로 지원받는 프로그램이라 더욱 감사한 일이다. <우먼타임스 = 유진상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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