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주제 - 핸드폰
우리 식구들은 함께 식사를 하면서도 눈은 각자 폰에 가있다. 남편도 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아이도 마찬가지다. 밥 먹으면서는 가족끼리 얼굴 보고 대화를 하자고 성화를 부리던 나도 이젠 포기다. 잔소리를 접어두고 마음 편히 각자 폰을 보며 먹는다. 나도 폰에 푹 빠져있을 때는 괜찮은데 문득 정신 차리고 보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각자 폰으로 보던 걸 가족들과 공유하는 거다. 뉴스를 보던 남편이 뉴스를 읽어주며 이러쿵저러쿵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게임을 하던 아이가 게임 속 캐릭터에 대해 신이 나서 엄마 아빠에게 설명한다. 나도 유튜브를 보다가 이건 다 같이 보자며 내 폰의 소리를 키운다.
이제 핸드폰 없이는 살 수 없다. 핸드폰이 없이 생활이 불가능하다. 일단 은행업무. 이리저리 돈을 이체할 일이 많은데 그때마다 은행에 가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은행앱으로 자동이체도 하고 계좌도 자유롭게 만드니 은행에 갈 일이 거의 없다.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수업 내용을 공유하고 공지하면서 수업에 필요한 소통을 하는 카톡도 핸드폰 사용시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글쓰기 도전도 카톡으로 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얼마나 유용한가!
유튜브에서 다양한 강좌를 들으며 그림과 영상 편집 앱도 배운다. 그렇게 유튜브를 보면서 배워 그림책도 만들고 북트레일러도 만드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닌가!
그뿐만이 아니다. 일정 체크, 알람, 도서관 도서 대출, 학원에 오가는 아이의 위치 추적, 건강관리까지! 금 나와라 뚝딱! 그야말로 도깨비방망이가 따로 없다. 내가 하루에 폰을 몇 번이나 볼까? 족히 백번 이상은 되지 않을까? 나도 이러면서 남편과 애한테 폰을 보지 말라고 잔소리를 퍼붓는다. 당연히 먹히지 않는다. 내가 하는 폰은 ‘바담 풍’이어도 너희가 하는 폰은 ‘바람 풍’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꼴이다. 하루종일 손에서 휴대폰을 떼어 놓지 않는 남편과 아이에게 겨가 묻었다고 외치고 싶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한테는 똥이 묻어있다!
온 식구들을 홀려놓은 도깨비 같은 폰에 대해 하소연이 길어졌다. 그러니 이 책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박하익 작가의 장편 동화 시리즈
<도깨비 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
<도깨비 폰을 해지하시겠습니까?>
창비의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이다. 대상을 받을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다.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요물 같은 도깨비 폰에 중독될 준비를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