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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모았어

2월 22일 주제 - 냄새

by 생각샘
나도 나도.
나도 냄새를 모았어.
계절의 냄새.

오랜 잠에서 깨어나 쭈우-욱 몸을 일으키는 기지개 냄새.
연두색 생명이 움트는 새싹의 냄새.
향긋한 냉이를 넣고 보글보글 된장국을 끓여
가족들의 시작을 응원하는 냄새.
설레는 봄 냄새야.

지글지글 짙은 초록으로 숲을 익히는 햇빛 냄새.
첨벙첨벙 더위를 쫓는 시원한 물 냄새.
위잉 콩을 갈아 후루룩후루룩 시원한 국수를 말아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는 배려의 냄새.
씩씩한 여름 냄새야.

바알간 색으로 노오란 색으로 맛있게 익는 단풍 냄새.
하나 둘 낙엽을 휘날리며 추위를 준비하는 비움의 냄새.
아삭아삭 배추를 슥슥 버무린 김치에 푹 끓인 수육을 한 쌈 싸서
가족들 입마다 넣어주는 풍요의 냄새.
현명한 가을 냄새야.

펑펑 내리는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덮는 포근한 냄새.
까르르 웃으며 눈을 던지는 아이들의 웃음 냄새.
돼지고기를 넣고 묵은지와 함께 푹 끓여
동동거리며 추위에 떨었을 가족들의 저녁을 준비하는 위로의 냄새.
굳센 겨울의 냄새야.


오늘은 그림책 작가 양양의 <계절의 냄새>에 대한 답장처럼 써봤습니다.


그림도 글도 촉촉한 감성이 충만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추억의 냄새를 모으는 법을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냄새를 모으시나요?

오늘 하루 여러분이 모을 냄새가 행복의 냄새, 사랑의 냄새이길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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