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주제 - 재물
요즘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순금 한 돈을 팔 때 511,000원, 살 때는 593,000원이라고 한다. 돌 선물로 금반지 한 돈을 해주려면 60만 원 이상이 든다는 뜻이다.
와, 정말 이럴 때 내 손이 미다스의 손이라면! 내 손끝이 닿는 곳마다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이 된다면! 오~예!! 상상만 해도 좋다!
그러면 우선 우리 집 안에 있는 쓰레기를 다 황금으로 만들고, 황금을 팔아서 번 돈으로 커다란 배를 사서 태평양으로 갈 거다. 태평양에 거대한 쓰레기섬이 생겼다고 하던데 그 섬을 황금섬으로 만들어 버릴 테다. 그러면 그 섬은 가라앉을 테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일은 없겠지. 그리고 서아프리카 최대 중고시장인 가나의 칸타만토 시장으로 가야지. 거대한 옷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다던데 그 산도 황금산으로 만들어 버릴 테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모든 쓰레기를 사들여 황금으로 만들어야지. 그럼 이제 금값은 똥값이 되는 거야. ㅋㅋㅋㅋ 단지 상상만 했을 뿐인데도 이렇게 짜릿하다니!!
아, 나도 소원을 들어주는 황금 물고기를 만나고 싶다. 그러면 세상 모든 쓰레기를 황금으로 만들어 달라고 빌어볼 텐데 말이다. 아이고, 잠깐! 내가 이렇게 나이 먹어서도 비싼 밥 먹고 이런 헛된 상상을 즐겨하는 철딱서니 없는 아줌마가 될 줄이야! 하지만 그래도 쓰레기를 황금으로 만드는 상상은 너무너무 짜릿하다. 그런데 이런 능력을 나만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
폴란드 작가인 안나 파슈키에비츠의 <황금 물고기의 세 가지 소원>을 소개한다. 이 책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화 ‘어부와 황금 물고기’를 비틀어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라고 한다.
‘어부와 황금 물고기’는 어부가 그물에 걸린 황금 물고기를 놓아주면 시작된다. 대신 물고기는 소원을 들어주는데 어부의 아내는 깨진 빨래통을 새 빨래통으로, 낡은 집을 새 집으로, 자신을 용왕으로 만들어 달라는 소원을 빈다. 마지막 소원을 들은 황금 물고기는 아무 말 없이 물속으로 사라지고 과한 욕심을 부린 어부의 아내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안나 파슈키에비츠가 다시 쓴 이야기 속 황금물고기는 어쩌면 나와 비슷한 소원을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판단은 이야기를 읽은 독자에게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