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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샘 Jan 06. 2025

침묵하지 않는 젊음을 사랑한다

1월 3일 주제 - 도전

낱말은 묘한 힘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신기한 마법의 힘을 갖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아무튼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낱말을 들었을 때, 낱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느냐에 따라 그 낱말도 딱 그 의미에 맞게 그런 느낌을 준다. 똥이라는 낱말은 듣기만 해도 더럽고 웃긴 느낌. 용맹하다는 낱말은 듣기만 해도 불굴의 의지의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느낌. 오렌지향 이라는 말만 들어도 신선하고 향긋하게 코끝을 간질이는 향이 어디선가 폴폴 풍길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준다. 참 신기하다.


오늘 주제인 ‘도전’이라는 낱말도 그렇다. ‘도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힘을 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잔잔하던 호수에 이 낱말을 던지면 손바닥으로 물을 찰싹찰싹 때리기라도 한 것처럼 깊이 잠들었던 물이 철벅철벅 파도를 치며 힘차게 요동칠 것 같은 느낌. 매가리 없이 죽어가던 생명체에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불어넣는 그런 느낌이 든다. 그 느낌에 딱 어울리는 책이 한 권 떠오른다.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


온 유럽이 나치즘으로 몸살을 앓을 때 어른들도 눈치를 보면서 차마 나서지 못할 때, 히틀러에 맞서 싸운 소년 레지스탕스의 이야기다. 독일 군대가 덴마크를 침공하여 나라를 점령했을 때 어른들은 침묵했다. 어른들의 침묵에 동의할 수 없었던 덴마크의 소년들은 자전거를 타고 독일군의 전화선을 끊고 무기를 훔치고 차량을 폭파하면서 맞서 싸웠다. 결국 잡혀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어른들은 너희는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다고 그냥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주겠다고 어르고 달랬다. 하지만 소년들은 어른들처럼 침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은 나치에 반대하고 덴마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판단해서 한 일이라고 외쳤다. 소년들의 그 도전이 잠들어있던 덴마크의 어른들을 깨웠다. 우리나라의 중2병이 무서워 김정은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덴마크에서 현실이 될 판이었다.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선 중2병 소년들의 도전을 히틀러가 두려워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제 내 나이 대략 반백살. 만약 나의 아들이, 또는 제자가 위험한 상황에서 저렇게 짱돌하나 손에 쥐고 겁 없이 나선다면 나는 ‘야 이노무 쉐끼야, 니가 겁대가리도 없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뭔 짓거리냐 짓거리가! 그러다 너 만약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러냐!’ 며 호통을 칠 거다. 하지만 그래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맞서 싸우는, 펄펄 날뛰는 그 젊음을 나는 사랑할 거다. 그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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