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에도 내가 이런저런 직업을 갖게 되자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 눈에 직장을 얻는 일이 쉬워 보였나 보다.
“왜 사람들이 취직하기 어렵다고 하는 거예요? 엄마가 직장 구하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건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고, 단순한 문제가 아니야. 엄마는 오랫동안 직장을 다닌 경험이 있으니 그게 새로운 일을 찾는 데 도움이 많이 되지.”
“그럼 경험 없으면 취직 못 해요?”
“꼭 그렇지는 않아. 내가 하던 일이 새로운 곳에서 하는 일과 연관이 있으면 유리하다는 말이지, 엄마처럼 나이 든 사람한테는 더 그렇고. 일단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다는 것도 경력자를 뽑는데 조금은 플러스가 될 수 있단다. 최소한의 사회성이나 오래 참고 다닌 성실성으로 봐주기도 하거든. 그러고 엄마는 젊은이들처럼 평생 다닐 직장을 구하는 게 아니어서 좀 수월하기도 했고.”
“아, 그런 거예요?”
“퇴직하고 엄마가 일한 직장들은 거의 틈새시장 같은 거였어.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는 곳이었지. 소수를 뽑으니 원한다고 다 그곳에 취직할 수 없는 직장이기도 해.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에 참여했으니 그 일 자체를 아는 사람이 적었어.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이유지.
너도 나중에 직업을 갖게 되면 경력이라고 할 만큼의 기간은 한 가지 일에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해. 남들이 다 하는 일이 아닌 것을 찾는 꾸준한 정보력도 도움이 될 거야.”
아들이 내 말을 잘 알아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정도의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이렇게 일자리를 바꾸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마다 시도해 보았다. 내키는 대로 끌리는 것을 해 보려고 내가 일찍 퇴직한 것 아닌가.
그중 한 가지가 아파트 주부 대상 친환경 강의와 퇴직공무원 대상으로 한 일 찾기 강연이다. 다른 하나는 그때는 선거가 참 많던 때라 대체 선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어느 겨울엔 선거 관련 일을 하기도 했다.
가만히 있으면 하지 않았을 일을 하고 다녔다. 해보고 싶은 일, 관심 있는 일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겐 멋진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