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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환 Oct 31. 2020

나를 찾아줘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봐”.
많은 기업에서 마케팅 문구로 사용한다. “진정성”을 기반한 콘텐츠는 최근 가장 주목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되었다. 진실, 실재, 자아, 취향 등의 단어로 대체하기도 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나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부채감으로 자리한다. “나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은 그들을 향해 ‘너와는 달라’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메시지는 마케팅의 일종일 뿐 정확한 답은 아니다. 



책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에서는 "너만의 것을 하라"라는 메시지는 ‘나는 너보다 뛰어나’라는 위장된 형태의 지위 획득 행위라 볼 수 있다 라고 이야기하며,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는 조르바의 자유분방하고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조르바의 모습과 “나” 의 모습을 비교하며 가지지 못한 자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P.428 [아니요.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이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이 묶인 줄보다 좀 길 거예요. 그것뿐이오. 두목, 당신은 긴 줄 끝에 매달려 있으니까, 이리저리 다니고, 그리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줄을 잘라 버리지 못해요. 그런 줄은 자르지 않으면….]. 


글 속에서 조르바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서 주인공의 행동과 생각보다 상위 가치를 두고 행동하였다. “너만의 자유를 찾아라” 이야기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강요된 진정성이다.



 <진짜 원하는 것. 원했던 것.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한창 취업준비를 하던 때, ‘나는 자유로운 사람’ 이야, 스타트업은 내가 나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야 라고 믿었지만, 스타트업에 들어가자마자 4개월 만에 퇴사당했다. 자유가 모든 것을 가져다 주진 않았다. 불안한 업무 환경이 나에게 가져다 줄 영향을 생각하며 다음 취업준비를 했고, 안정적인 지금 회사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 


정해진 길로 걸어왔던 삶을 살아왔기에 가지지 못한 세계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미디어를 통해 학습된 스타트업에 대한 로망, 자유롭게 행동하는 지인에 대한 동경 등 그 당시 나는 스타트업에 대한 왜곡된 세계관이 있었다고 고백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 이 지금의 회사냐 했을 땐 아직도 모르겠다. 지금도 나는 다층적인 정체성에 둘러싸여 있다. 아침의 내가 다르고 점심의 내가 다르고 저녁의 내가 다르다. 칼퇴로 빨리 집에 도착해 밀리지 않은 월급을 확인할 때면 지금의 회사가 좋다가도, 보수적인 분위기에 혁신적인 일을 못하면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은 내 속엔 내가 너무나도 많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조르바 들이 있다. “진짜 너를 찾아”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그러한 말에 너무 강요받고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평범하기에 생각할 수 있고 평범하기에 고민할 수 있는 우리 삶에,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길. 나한테도 다시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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