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많은 욕망에 노출되기 쉽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의 욕망을 닮고, 선택한다.
내 세계가 내가 다니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머물러 있을 때, 운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욕망하곤 했다. 공격수 포지션에 가서 주목받으면서 골 넣고 싶은데, 학교를 대표해서 경기에 나가고 싶은데 등등. 보통 이렇게 무언가를 욕망하곤 했다. 그러다가 몸도 다치고 다른 일상에 영향이 가며 무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조금 나이가 든 요새도 마찬가지였다. 무리한 페이스로 몸이 축나기도 하고, 마찰이 발생했다. 나는 잘하고 싶어서 푸쉬했을 뿐인 데라는 말은 면죄부가 될 수 없었다. 욕망하다 새어 나오는 "예민" 한 태도는 남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가장 최근에는 업무를 하면서 <유시민> 작가님의 단독 무료 강연을 맡아서 진행했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고객들이 더 많이 오면 어쩌지, 노쇼가 많이 일어나면 어쩌지, 고객들이 불편하면 어쩌지, 그래서 작가님이 불편하시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예민해져 날이 선 말을 하고, 여유롭지 못한 표정을 지으며 같이 일하는 동료 분들을 불편하게 했던 적이 있다.
페이스. 적절한 페이스는 모두를 편안하게 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그걸 누군가는 리듬이라 말하기도, 여유라 말하기도 한다. 과열된 페이스로 누군가를 불편하게 했다는 점을 느꼈을 때 쯤, 우연한 기회로 <자신만의 페이스가 선물한 행복의 순간>을 발견한 적이 있다.
[백예린-square]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두 영상이다. 간략하게 이 영상들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가수 백예린의 영상은 한 페스티벌에서 비바람이 치는 와중에도 그녀만의 페이스로 노래를 불러 그 공간의 분위기를 어떤 봄바람보다 살랑거리게 만들어 준 영상이다. 두 번 쨰 영상은 전국 노래자랑에서 한 대학생이 강산에 -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을 부른 영상으로 비바람이 치고, 관객들이 호응이 없는 와중에도, 꿋꿋이 노래를 부른 영상이었다.
만약 저 자리에 내가 있었다? 아마 노래를 집중하지 못하고, 페이스를 잃고 흔들렸을 확률이 높다. 그러고 나서 끝나고 그랬겠지,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는 거야? 탓했을지 모른다. 이 두 분들도 더 좋은 환경에서 잘 부르고 싶단 욕망이 없었을까? 그렇지 않았겠지만 두 영상 속에서 느낀 젊은 듯하면서도 여유 있는 그들의 페이스는 어떤 노래보다 인상적이었고 완벽했다.
흔들릴 때마다 찾아봐야지 라고, 그렇게 나만의 페이스를 지키다 보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천히 완결시킬 수 있겠지 라고 믿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오늘도 내 페이스대로 흘러가는 하루가 될 수 있길 바라며, 두 영상을 오늘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