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환 Oct 13. 2020

외출


저번 주 토요일, 아들 유진이는 첫 긴 바깥 외출을 했다. 그 아이에겐 긴 여행 이었을 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코끼리, 사자, 호랑이 등을 보았고, 처음으로 잔디 밭에 앉아서 이것저것 둘러봤다. 부모 된 입장에서는 불편하지는 않을까, 어색하진 않을까, 힘들진 않을까, 나중에 아프면 어쩌지 라는 꼬리에 무는 생각들에 다소 몸이 굳어 있지만 서도 말이다. 


삶을 긴 여행으로 보자면, 그 아이는 이제 발걸음을 처음 뗀 존재다. 그러기에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할 뿐이다. 나는 익숙한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 지다니 나 역시도 새로워지는 기분이다. 어떻게 보면 완벽한 나만의 루틴에 작은 균열이 생긴 기분이랄까. 


그런 의미로 오늘 <캡틴 판타스틱> OST _ Guns N Roses : Sweet Child O’ Mine’ 은 

당시 어렴풋이, 무심코 생각했던 균열이 이렇게 현실이 되었구나 라고 생각나게 해주었다. 


<캡틴 판타스틱> 은 2016년도 개봉한 영화로, 10년 동안 아버지의 교육 속에서 자란 6명의 아이들과 이들을 둘러싼 환경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이야기다. 숲 속에서 10년동안 고립된 사회에서 자라온 가족 들이, 투병으로 도시로 떠난 엄마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교육, 철학, 사회, 그래서 어떻게 살 것 인가 등의 주제를 담았다. 당시에 영화관에 혼자 앉아서 본 영화라 더 인상에 남았었는지, 한동안 이 질문을 계속해서 해왔다. 

 

“Where do we go?” 

“Where do we go now?” 


잘 가고 있을까? 지금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유진이라는 동반자가 합류한 지금, 저 질문은 더 잊지 않아야 한다.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삶이라는 긴 외출에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이다. 


조만간 <캡틴 판타스틱> 을 다시 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