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서른의 연애>
2016년 10월 10일.
첫 번째 글 <01.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를 올리고 약 2년 3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매거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 총 48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오랜 시간 준비한 책 한 권이 나왔습니다.
참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는 정말이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그런 일들이었어요.
처음에는 온전히 저 자신을 위해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제 글이 여기저기에 소개되기 시작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읽어주시기 시작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다른 브런치의 글들보다 많은 분들이 제 글에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댓글에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랑과 연애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 특히 이별을 겪고 힘들어하는 분들이 제 글을 찾아와 힘든 마음을 털어놓는 걸 보면서,
'아, 이건 절대로 가볍게 넘길 목소리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독자라서 잘 아는데, 타인의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보잘것없는 글을 통해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는 그 한 마디가 고마웠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댓글 하나하나를 읽고 그에 답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아마도 글로 쓴 말보다, 댓글에 대한 답글이 더 긴 적이 대부분이었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주시고, 모든 글마다 찾아오셔서 이야기를 남겨주시는 분들.
이제는 글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냥 안부만 묻고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을 전해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들.
우리는 얼굴도 모르는 사이지만, 그렇게 '친구'가 되어주신 분들이 있어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프로필에 공개된 주소로 이메일을 보낸 분들도 있었습니다.
몇 번은 정말 너무나 힘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메일을 통해서 저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쏟아내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답해드리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다만 저는 정말로 진심으로 그분의 마음에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성을 다했는데
어느 정도 본인의 감정이 누그러진 이후에는 연락을 뚝 끊어버린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갈수록 이메일을 통해서는 더 깊이 있는 소통을 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안타깝고 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부서에서 금요일 오전마다 각자가 가진 관심사나 취미에 대해서 돌아가면서 발표를 합니다.
지난 9월 제 순서 때,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발표 말미에, 처음으로 제 글을 '낭독'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글은 <43. 사랑받는 이의 표정>이었습니다.
이 글은 대화로 이루어져 있고 제 친한 친구 J가 등장하는데요, 퇴사를 앞둔 J에게 본인 파트에 대한 낭독을 함께 해 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경험을 나누었던 것도 좋았지만, J와 함께 낭독을 했던 것이 저에게는 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J가 이렇게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사실, 그리고 아름다운 표정을 가진 친구라는 사실을 모두 앞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쓴 <47. 헤어진 다음 날도 우리는 출근을 한다>에 등장하는 신입사원 동료가 글을 읽고
"마음에 위로가 되더라구요."라고 말해 줬을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작은 글이 제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매거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는 두 편의 글이 더 있습니다.
마지막 글인 <오랜 시간 연애했던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에필로그 <다시,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이 두 편의 글은 바로 이 책에 담아두었습니다.
네,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오랜 시간 꾸었던 꿈이 이루어졌어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Instagram : good.rain.drop
비록 매거진 연재는 끝났지만, 브런치와 인스타를 통해서 더 자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올릴 예정입니다.
지금껏 브런치에서 저를 응원해 주시고 힘을 주셨던 분들, 그리고 책을 통해 제 글을 접하신 분들을 직접 만나 따뜻한 밥 한 끼, 차 한 잔을 대접할 계획이에요. 더 자세한 내용은 곧 다시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모든 글과 저 한 권의 책은, 저와 함께 걸어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이 고마움, 꼭 갚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