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 중에는 이 영화에 대해 "그들만의 재미 속에 관객들은 들어갈 공간이 없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 라고 할 정도로 이 스토리에 관객들이 잘 흡수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high intel subject 를 화려한 cast 를 통해 CIA, FBI, NSA 및 intel agencies 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게 하기엔 충분한 영화입니다.
캐스팅을 보면 이렇습니다: Robert Redford, Dan Aykroyd, Ben Kingsley, Mary McDonnell, River Phoenix, Sidney Poitier, David Strathairn 그리고 James Earl Jones 까지 등장합니다. 아, River Phoenix 까지... 이 배우, 살아있었다면 DiCaprio 는 2류 배우로밖에 여겨지지 않았을 겁니다. 명배우들이 cameo 처럼 아주 짧게만 등장하는 요즘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는 이 스타들이 full-time 으로 등장하지요.
수십년전 어느 두 명의 똑똑한 공대생 (Martin 과 Cosmo) 들이 보수정당의 계좌에 침투해서 그곳의 자금을 진보측 사회단체 여러 곳에 옮기는 일을 하던 중 (나름대로는 좋은 일이라는 생각에) 한 명은 체포되고 한 명은 운 좋게 도주합니다.
그 사건이 지난 후 30년 이상 지난 지금, 그 도주한 한 사람 (Martin) 은 본명과는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며 보안관련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전직 CIA, 유능한 해커, 암호해독가, 통신전문가 등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이들에게 어느 날 NSA 라고 밝히는 두 명이 방문하여 어떤 의뢰를 합니다. Dr. 건터 자넥이란 수학자가 개발한 블랙박스라는 것이 있는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암호 및 코드를 해독하는 장치입니다. 러시안 정보국과 자넥이 음모를 꾸미는 것을 알아냈다는 NSA 에서 이를 수거해 오라는 의뢰를 대신 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들은 가짜 NSA 요원들. 처음에는 이들이 누구지 모르는 Martin 과 그의 직원들은 이 의뢰인들이 요청한 작업을 수행합니다. 차후 이들이 누군지 알게 되고, 그 배후에는 Martin 의 옛 친구은 Cosmo 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Cosmo 는 이를 자신의 사업에 쓰려는 속셈이었지요.
반전 (plot twist) 의 반전이 일어나는 스토리라인 안에서 post 냉전시대 spy movie 들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아주 적당히 부담가지 않을 정도로 그려내는 영화입니다. 평론가들의 평을 보면 이렇습니다: most pleasant sense of humor, a twisting plot, a witty, hang-loose tone, and surprising skills in creating tension at appropriate moments.
명대사도 꽤 많지만, 영화의 중반부에 Martin 이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그의 대학시절 동기인 Cosmo 와의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Cosmo: The world isn't run by weapons anymore, or energy or money. It's run by ones and zeroes, little bits of data. It's all just electrons.
Martin: I don't care. Cosmo: I don't expect other people to understand this... but I do expect you to understand this. We started this journey together. Martin: It wasn't a journey, Cos. It was a prank. Cosmo: There's a war out there, old friend, a world war. And it's not about who's got the most bullets. It's about who controls the information... what we see and hear, how we work, what we think. It's all about the information.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진짜 NSA 에게 Martin 과 그의 팀이 체포 직전에까지 몰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아주 멋진 딜을 엮어내어 이를 면하게 되지요. 이 과정에서 Martin 과 그의 팀이 NSA 에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달라는 부탁 (사실 요구입니다만) 을 하는 장면이 매우 재미있습니다. Carl (River Phoenix) 는 돈, 자동차, 명예 회복 등 그런 것은 원하지 않고 NSA 팀장을 따라 온 어느 한 여성요원의 전화번호를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그거 하나면 된다고 하면서요. 이 부분이 정말 멋지지요.
Carl: The young lady with the Uzi, is she single?
Martin: Carl. Excuse us. This is the brass ring.
You gotta think bigger thoughts.
Carl: I just want her telephone number.
NSA Abbott: Please.
Martin: How about a lunch? You can chaperon.
NSA Abbott: No. I will not do this.
Martin: Abby, come on. The FBI'd give him twins.
NSA Abbott: No!
Mary: Wait a second.
You can have anything you want, and you're asking for my phone number?
어느 평론가의 말대로 "그들만의 재미 속에 관객들은 들어갈 공간이 없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 는 맞습니다만, 이들이 재미를 즐기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기만 한 영화입니다. 문신 하나 없고, 요즘엔 다 나오는 sex scene 도 없고, 죽는 사람도 없고, 심지어는 험한 용어도 거의 없는 Spy 영화라면 한 번은 보셔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