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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Aug 25. 2021

"Flipped (2010)"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이 작품을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그래서 올려봅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 중 하나지요. 제목은 Flipped - 한국말로 하면 사실 "눈에 콩깍지가 낀"상태를 의미합니다. 뒤집어졌다, 뿅 갔다 등의 표현도 있지만 ugh!



중산층 동네에 위치한 어느 초라한 한 집에 살고 있는 어느 가난한 가정. 그 집엔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도 있습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Julie Baker (Madeline Carroll). 어느 날 그 집 건너편에 꽤 부유한 가정이 이사를 옵니다. 이 집에도 참 귀엽게 생긴 남자아이가 있지요. 이름은 Bryce Loski (Callan McAuliffe). Julie와 같은 나이의 Bryce를 Julie는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하게 되며,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그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녀의 그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으로 숨겨지지만 Bryce는 그녀의 시선 속에 언제나 있습니다. 반면 Bryce는 그녀의 변함없는 사랑을 늦게나마 알게 되고, 이렇게 이 영화는 흘러갑니다.



영화의 중간쯤에 Julie 가 아버지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습니다. Julie는 아버지가 그림을 그릴 때 그와 나누는 대화를 참 즐겨하지요. 사실 Julie의 아버지는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해 집이 가난한 것이 아닌, 그의 성인이 된 동생이 어려서부터 장애가 있어서 그가 있는 시설에 비용을 대느라 가정의 재정이 빠듯한 것이지요 (나중에 Julie 도 이걸 알게 됩니다). 언제나 신중하고 조용한 아버지는 딸이 앞집 Bryce의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을 보고 그 애의 어디가 마음에 들었냐고 물어봅니다:


Julie:

Mm-hm. I don't know. I guess it's something about his eyes. Or maybe his smile.

Dad:

But what about him?

Julie:

What?

Dad: 

You have to look at the whole landscape.

Julie: 

What does that mean?

Dad: 

A painting is more than the sum of its parts. A cow by itself is just a cow. A meadow by itself is just grass, flowers. And the sun peeking through the trees is just a beam of light. But you put them all together... and it can be magic.


딸아이가 Bryce의 미소 또는 눈에 반한 듯하다고 하자, 아버지는 그를 볼 때 풍경의 전체를 봐야 한다고 하지요. 그림은 각 개체가 모여서 하나를 이루는 것이고, 소는 그 자체로는 그저 소 한 마리이고, 잔디밭은 그저 풀과 꽃이 자란 터일 뿐이고, 나무 사이로 빛나는 태양은 그저 한 줄기 빛일 뿐,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합치면 매직이 되는 것이라는 조언을 해 줍니다. 멋지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Z-fLIinF-Dg&t=41s


거리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이 두 가정, 하나는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앞뜰을 가꾸지도 못할 정도로 여유가 없지만 가족 모두가 화기애애하고 대화가 언제나 흐릅니다. 물론 그 가운데는 자상하고 사려 깊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있지요. 반면 또 하나의 가정은 물질적으로는 풍족하나 가장인 아버지의 내적인 문제가 가족을 하나로 만들지 못합니다. 가정을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잃었다는 피해의식도 조금 보이고 과거 이루지 못한 어떤 것에 대한 원망과 불평이 가족 구성원에게 영향을 끼치는 듯합니다.



Rob Reiner 감독의 또 다른 명작이며, 2000년대 들어 드물게 제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영화들 중 하나. Everly Brothers의 classic 인 "Let It Be Me"를 Phil Everly 가 solo로 부른 노래 또한 마지막 장면에 흘러나오는데 참 아름답지요.



명대사는 단연코... this! Julie Baker의 monologue입니다: “My heart stopped. It just stopped beating. And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 had that feeling. You know, like the world is moving all around you, all beneath you, all inside you, and you're floating. Floating in midair. And the only thing keeping you from drifting away is the other person's eyes. They're connected to yours by some invisible physical force, and they hold you fast while the rest of the world swirls and twirls and falls completely away.”


여러 장면들을 올립니다. Bryce와 Julie 가 처음 만난 날!

https://www.youtube.com/watch?v=05ipun4-qes


마지막 장면입니다. Ah, do you have the memory of someone laying his/her hand on yours?

https://www.youtube.com/watch?v=-vuCadhYdhs


Roger Ebert 도 이렇게 썼군요: Maybe what makes "Flipped" such a warm entertainment is how it re-creates a life we wish we'd had when we were 14. That's true for adults, and also I suspect true for some 14-year-olds. In a way the audience flips, too.


결국은 모두 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구석이 마음 어딘가에 깊이 박혀있다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먹고사는 삶에 너무 빠져서 뒤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그냥 나이만 들어갈 뿐이지요. 이런 순수한 영화를 보시면서 그 옛날로 돌아가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End


Note: 주연 역이었던 배우 Madeline Carroll (Julie) 은 지금은 성인이 되었지요. 연기를 참 잘 하지만 스크린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신앙적인 이유로, Madeline 이 십 대 후반이 되었을 당시 Hollywood에서는 여배우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nudity scene 이" 포함된 많은 영화의 제안이 들어왔다고 하는군요. 이를 모두 거절하고 자신은 그런 영화에는 나오지 않겠다고 했답니다. How nice and decent she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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