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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Sep 17. 2021

"Doc Hollywood (1991)"

참 기분 좋은 영화입니다. 지저분한 장면도 하나도 없고, 험한 말도 거의 안 나오는 그런 영화. Michael J. Fox 가 Parkinson's disease에 걸린 것을 알고 난 후 찍은 영화지요. 영화 촬영이 끝나가는 시점에는 그 증상이 상당히 심해져서 많이 힘들었다는군요. Wishing him the best.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New York에서 능력 있는 외과의사인 Ben (Michael J. Fox) 은 Los Angeles에 위치한 plastic surgery 전문병원으로 스카우트됩니다. 그곳으로 직접 운전하면서 cross country로 가던 길에 차량사고가 발생합니다. South Carolina에 위치한 Grady라는 소도시지요. 사고처리를 하면 몇 시간만 있다가 떠날 곳이라고 생각했던 이곳에서, 사고에 대한 배상으로 며칠간 동네 병원에서 community service를 하도록 명령이 내려지지요.



반강제로 시작한 이 일, 하지만 이 작은 도시의 시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습니다. 마을의 유일한 병원의 원장이 되어달라는 제안이었지요. 연봉은 고작 $27,000! 당연히 Ben 은 거절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30시간의 사회봉사만 마치고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 마을은 왠지 시대를 거슬러 살아가는 듯합니다. 아니면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듯 하지요.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90년대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시장의 딸인 Nancy Lee Nicholson (Bridget Fonda 역), 보험영업을 하는 Hank Gordon (Woody Harrelson 역), 그리고 병원에서 앰뷸런스와 환자 보조를 담당하는 Lou (Lulie Warner 역)입니다. 자신은 부인하지만 조금씩 Ben 은 이 마을이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사랑을 찾게 된 듯 한 듯 하지요. 그의 관심대상은 매력 넘치는 Nancy Lee 가 아닌 Lou입니다. 그렇지만 그의 마음을 받을 수 없는 Lou라는 약칭을 쓰는 여인 Vialula - 그녀는 법을 공부하고 있고 이마 아이를 가지고 있는 싱글맘입니다. 도시가 싫어서 이곳에 온 Lou는 도시 사람들 특히 남자들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합니다. Ben 이 관심을 보이자 "호르몬이 작용하는 건가요?"라고 대면에서 말해버릴 정도로, Lou의 Ben 밀어내기는 Ben  이 그 마을을 떠나는 날까지 내내 지속됩니다.



Ben 은 이곳에서 참 다양하고 착한 환자 (주민)들을 만나게 됩니다. 낚시를 하다 손가락에 바늘이 낀 노인, 발가락에 큰 염증이 나서 심해졌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정비공과 그 발을 보고 놀라는 Ben, 친척으로 온 편지를 읽지 못해 가져와서 대신 읽어달라는 부부, 그리고 그 편지를 읽으며 과자, 사탕 등을 같이 나누어 먹는 Ben까지, 거기에 안경에 뭍은 지저분한 것들을 보고 시력이 나빠졌다고 하는 할머니를 '치유'하는 Ben까지 - 아주 정겹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aJRwFP_X08&t=5s


Nancy Lee Nicholson (Bridget Fonda 역) 과의 대사도 참 맛깔스럽습니다. Ben의 질문을 자신과 꼭 연결시켜서 답변을 하는 식으로 그와 필연코 인연을 만들고자 유혹(?)하는 Nancy Lee의 노력이 너무 귀엽습니다.


Nancy: Dr. Stone? Dr. Stone, I presume?

Ben: Yeah, that's right.

Nancy: Hi.

Ben: Hi!

Nancy: Say, you're much taller than

they said you were.

Ben: Uh, I'm uh, sitting on a stool. Oh!

And... and you are?

Nancy: Dying to get out of this town.

How about you?

Lilian: Here's your breakfast.

Ben: Lillian, I haven't ordered yet.

Lilian: Compliments of the house.

Don't let old Hogue scare you off, Doc.

We know you weren't aiming to

kill that boy last night.

Nancy: Wait a minute.

You're not plannin' on stayin' in Grady?

Ben: Only as long as I have to.

Nancy: Thank God.

For a second there I thought

they got their hooks into you, too.

Ben: What? You don't like Grady?

Nancy: No.

Ben: So how come you don't leave?

Nancy: With you?

Is that a proposition, Doctor?


https://www.youtube.com/watch?v=urKcFWWs9Cw


그래도 Ben 은 훌륭한 의사이며, 마음씨 좋은 남자입니다. 그 짧은 며칠 동안 있으면서 마을 의사를 수십 년 동안 해 온 고집스러운 Dr. Hogue의 목숨도 구했고, 정육점에서 고기를 다듬는 일도 도우며 누군가의 식탁에 올려질 뻔한 돼지의 목숨도 구하고, Lou와 함께 주변 사냥꾼을 몰아내는 일도 하며 마치 Grady의 주민처럼 즐겁게 지냅니다. 마을 사람들도 그를 한 가족처럼 대합니다. 그렇게도 무뚝뚝한 Nurse Packer 도 그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 Ben 이 이 병원에 도착했던 첫날 마지못해 준비해주었던 침구류와 침실(?) 준비,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의 그것들을 비교하면 매우 dramatic 하게 바뀔 정도로 Ben 은 이 마을에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지요.



매년 이맘때 꼭 오는 카니발에서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Ben - 착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마을의 여러 곳을 모며 걸어 다니면서 어느새 마음속 깊이 차지하고 있는 그 느낌, 이 마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jSvTOFGG7o&t=56s


아무래도 이 영화의 climax는 길고 긴 Community service를 마치고 떠나기 전날 밤 마음 파티에서 Lou 와의 dance 장면입니다. 명장면이지요 - 1990년대 초반의 느낌과 노래, 순진함이 그대로 느껴진답니다.



떠나는 전날 밤 그리고 그 당일날에도 Ben 은 참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여곡절을 경험한 후 그가 떠나는 날에는 마을 전체가 그를 배웅하지만 Lou는 그를 배웅하러 나오지 않습니다.


드디어 LA에 도착한 Ben. 유명한 성형외과의 원장과의 인터뷰도 수월히 끝나고 그곳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며칠 후 어느 여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병원 근처에 와 있다는 소식을 병원 secretary로부터 들은 Ben 은 Lou 가 그를 만나러 수리가 된 자신의 차를 몰로 온 것으로 알고 바로 달려 나가지만 그가 정작 만난 사람은 Nancy 였지요. 아, 아름다운 모습의 Bridget Fonda! 이 영화는 또한 Bridget Fonda의 매력이 최고조였을 때 만든 영화로 생각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WWFDWeZABo&t=177s


자, Ben과 Lou는 다시 만나지 못하는 사이된 걸까요? 답은 이 사진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명대사가 몇 개 있습니다만 그중 아래가 제일 재미있습니다. 영화 내에서 유일하게 f-word 가 나온 대사이기도 하지요:


Dr. Stone: I am so fucked.

Deputy Cotton: Watch your language doc.

You're in the buckle of the Bible belt here.

Try saying fudge or something.

Dr. Stone: Fiddlesticks too strong?

Deputy Cotton: Depends.



Roger Ebert의 평가가 역시 좋았지요: "On the basis of the movie's trailer, I was expecting Doc Hollywood to be a comedy. And it is a comedy. But it surprised me by also being a love story, and a pretty good one – the kind where the lovers are smart enough to know all the reasons why they shouldn't get together, but too much in love to care."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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