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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Oct 13. 2015

"재회 (2001년 04월)" - 2

두 번째 이야기

(계속) 혜련이는 6학년 때 제 첫사랑이었습니다. 그 애는 그 때 반에서 가장 키가 커서 맨 뒷자리에 앉았었고 저는 그녀의 짝이었지요. 제 키가 컸던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재미있었던 담임선생님이 수업 첫 날 "너희들 좋아하는 자리에 가서 앉아" 라는 다소 파격적인 말씀을 하셨고, 저는 주저함 없이 혜련이의 옆에 가서 앉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알게 되었지요.


2001년 4월 5일에 그녀가 해 준 말이 기억납니다, "정원씨, 그 때 기억나? 자기 전학가기 전 마지막 수업날이었어. 종례를 한 후 학교를 같이 걸어 나왔는데, 자기가 신호등이 빨간 불로 바뀌기 전에 막 뛰어 건너가더니, 내가 못 건너온 것을 보고 난 후에 나한테 - 혜련아, 사랑해! - 라고 한 일 . . . 기억나?"


그녀의 갑작스런 편지를 받은 후 반가운 나머지 답장을 바로 보냈습니다. 그 후 한국으로의 20년만의 출장준비를 하느라 잠시 잊었던 그녀의 편지와 예전 기억들이 밤이 되면 떠올랐습니다. 그 때 참 아쉬운 점은 뉴욕이 밤이라면 서울은 아침이라는 점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답장의 시차'가 있었기에, 답을 기다리느라 자꾸만 이메일 inbox 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2일, 3일, 그리고 4일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초조해 지더군요. 그러던 중 그녀의 두 번째 이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제목: 너무 보고싶다...
보낸날짜 2001년 03월 05일 월요일, 낮 3시 10분 42초 KST


정원이 맞구나...(내게 ~씨라는 어색한 칭호를썼는데, 난 이렇게 말해도 좋을지....) 걱정했었어. 내가 아는 친구가 아닐 수도 있고, 날 잊었을 수도 있고, 또 반갑지 않을 수도 있고... 근데, 너무너무 다행이야. 내가 찾는 친구도맞고, 날 잊지도 않았고, 이렇게 반갑게 답장을 보내줘서... 일이 좀 있어서 메일을 늦게 열게 됐어. 답장 늦어 미안!

너가 갑자기 전학간다고 했을때 사실 좀 섭섭했었어, 그때는 얌체같아서 아닌 척했지? 웃음이 나오네.... 근데 내 친구 참 자랑스럽게 변했다. 근데 아쉬워! 뉴욕이라.. 우리 너무 멀리 있어 보기 어렵겠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일하는 거니? 그곳의 생활은 잘 모르겠다. 암튼 영어는 잘하겠네.. 아직 난 영어때문에 골친데..

나 뭐하구 있냐구? 대학 졸업하고 3년 직장 생활했어.. 방송에관련된 일! 그러다 다시 대학원 졸업하구 지금은 박사 과정에 있어. 집은 분당..(혹시 알런지..) 보지는 못하지만 연락은 할 수 있겠지?

정말 무지 반갑고, 보고 싶다....

한국에서 혜련...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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