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서비스..!

피보팅이라는 현실적 숙명/직면

이번 포스팅의 퍼소나 독자

- 피보팅 하기 전 서비스를 주도했던 기획자분

- 회사에서 서비스 피봇을 앞두고 있으신 분

- 회사에서 주어지는 과제가 계속 바뀌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는 분



*이 포스팅은 초기 스타트업에서 초기 멤버이자 주니어 기획자가 느낀 관점에서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피보팅이 진행되었을 때는 전 사업이 진행된 지 1년 10개월 차였을 때입니다. 회사 별로 다른 환경, 분위기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11월부로 서비스 접습니다."

“그리고 최근 한 달간 진행한 이 베타 서비스를 메인으로 가져갑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 서비스 피보팅 소식. 회사 차원에서는 빠르게 판단하고 단호하게 결정하는 것이었고 서비스를 믿고 달린 사람으로선 사망선고 같았던 주말 메신저 공지사항을 봤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이렇게 결정을 한단 말인지.

그리고 한 달 베타 서비스한 서비스로 어떻게 이렇게 큰 결정이 바뀌어버리는지.’


스타트업 판에 있으면 사업의 존폐가 목숨과도 같기 때문에 빠른 시도와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지고 있는 리소스로 만들 수 있는지, 없다면 결과를 내서 리소스를 더 얻을 방법을 만들던지.

멋지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만 보고 들어왔다면 앞서 이야기한 현실을 볼 필요가 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 이성적이면서 사람을 중요하시는 스타트업. 그런 멋진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과정을 겪을 때가 있다.

당시 회사는 투자가 계속 미뤄졌었다. 그리고 서비스를 오픈하기엔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서비스를 계약했다가 끝까지 성사되지 않은 상처를 몇 차례 겪고 있었다.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나의 서비스에 대한 마음을 순수한 열정이나 의리라고 해야 할지, 집념이라고 해야 할지 아집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빠른 시도와 판단이 좋다고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곳곳에서 수많은 회사들이 베타 테스트를 하며 또 데이터를 보며 개편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피보팅 과정에 대응할 마인드셋을 갖출 필요가 있다. 회사 초기단계일수록 언제 어떻게 내가 참여하는 서비스가 피보팅 될지 모르니까.


서비스를 피보팅 할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가?

메인 서비스가 바뀌면 내부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인원이 적을수록 큰 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솔루션이 메인이었는데 오프라인 배송 서비스가 메인이 되면서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었다. 개발 팀보다 물류팀의 역할이 더욱 강해졌고, 기획 디자인보다 상품기획과 cs파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러면서 팀원 개편 과정이 진행된다. 직무 전환 요청도 있었고 그에 따라 퇴사한 팀원들도 생겼다.


내부에선 목표 즉 okr도 대대적인 개편이 진행된다. 초기 사업기획만큼 울퉁불퉁한 일들이 일어나고 개편을 진행하는 사람도 따르는 사람도 힘든 과정을 겪는다. 특히 어려운 이유는 고객은 서비스 피보팅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서비스 자체는 잘 흘러가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피보팅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그때는 운영진이 결정을 하였다.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맞을까? 처음엔 그래서 서운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초기 멤버라고 꼭 의견이 들어가야 한다고는 말 못 하겠다. 어쩌면 피보팅을 가장 막고 있는 사람이 나였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의 피보팅과 직무 전환이 내가 회사를 나온 결정적인 계기이긴 했다. 그리고 구 서비스에 뜻을 가졌던 팀원들도 대부분 나왔다.


하지만 회사는 바뀐 서비스로 투자도 받고 계속해서 서비스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러니 회사 입장에선 운영진의 결정이 잘 결정한 전환점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나라면 어떻게 결정했을까.

이 생각을 몇 번씩 해봤었다. 평소 내 성격이라면 더 시간을 가지고 서비스를 종료했을 텐데, 이 과정에서 내가 배운건 시간을 끈다고 더 좋은 선택을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었다. 다만 지표와 근거를 가지고 서비스 매출을 비교하면서 회사 상황을 더욱 투명하게 오픈하고 오프라인으로 전달했을 것 같다.


세상사 ‘A 다음 B야!’ 이렇게 딱 부러지면 참 좋겠는데 사업에는 법칙보다 그 상황에 맞는 판단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케바케일 수밖에 없다. 피보팅 결정도 그렇지 않을까?



전 사업을 진행하던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그때 나는 바뀐 서비스에서 영업직무를 요청받았다. 서비스 기획과 데이터 분석을 하려고 고군분투하다가 갑자기 성향과 다른 영업을 하려니 참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방황했었고.


그런데 돌이킬 수 없다면 태세 전환은 빠를수록 좋을 것 같다. 아쉽거나 쓸쓸한 마음은 풀릴 때까지 같이 한 팀원들과 풀되 일은 루즈해질수록 혼란기를 빨리 털어낼 수 없다. 그래서 피할 수 없다면 빨리 받아들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러면 판단이 설 것이다. 나도 영업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그 이후에 다시 기획일을 하고 마무리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택의 기로에 놓이면 이걸 할까 저걸 할까 망설이게 되는데 ‘이걸’ 빨리 해보면 ‘저걸’도 해보고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다.


직무가 바뀌고 리드해줄 사람이 없다면 스터디보다는 해당 직무를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더 효율적이고 스스로 못 찾겠다면 회사에 요청하길 바란다. 혼자서 끙끙 앓다 보면 문제는 해결되지도 않고 마음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피보팅을 하고 다음 서비스 초반은 참 마음 아픈 시기였다. 하지만 배운 것도 그만큼 많았던 시간이었다. 온라인, 오프라인 영업에 대해서도 조금은 맛볼 수 있었고 사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당시 ‘나의 목표는 사업가가 아니고 서비스 완성이야!’라는 생각에 휩싸여 피보팅을 직시하지 못했지만, 퇴사하고 서비스 방향을 바꾸는 많은 회사들을 보면서 피보팅을 해서라도 회사를 유지하려는 그 사람들의 노력을 다시 보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상황을 해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겼고 있는 지금의 피보팅이 나중에 어떻게 해석될지 또 모른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본인의 마음을 따라가고 본인부터 잘 챙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고하셨다고 담담한 인사를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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