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미루 Feb 19. 2024

시 | 소문

07

혓바닥에서 울컥 치솟은 피가

복도를 난도질했다


칼자국 난대로 금이 가는 바닥이

괴성을 내뱉으며 아이를 덮쳤다


두려운 아이도,

두렵지 않은 아이도

바닥은 몽땅 혀를 도려냈다


그런 이야기가 학교에서 돌았다

이야기는 재밋거리가 되어 피라미처럼

허공을 유영했다.


서랍에는 죽은 피라미의 시체가 빼곡하게 쌓여있다

이제 그 시체들의 이야기가 혓바닥이 되어

또 어딘가를 난도질 하겠지

작가의 이전글 시 | 춘천 가는 기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