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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는김작가 Nov 02. 2017

#2. 갈대의 사랑

< 그리운 내고향 순천만 갈대밭- 나의 두번째 시 이야기>



갈대의 사랑




김영주





깊은 바람에 떠안겨 넘실거리는 내 몸,

가만히 너에게 누인다

이리 속살보이도록 흔들거리긴 해도

꺾이지 않는 것이 나의 숙명

그런 나를 묵묵히 받쳐주는 너는, 나의 운명





온 몸 너에게 기대 올려다 본 푸른 하늘은

오고가는 철새들 쉼없는 속삭임에

달려드는 구름떼에 한껏 외롭지 않고

살바람 한 켠에 실려 따라온 따스한 이른 봄기운에

어느 새 물차오를 준비로 내 속은 더없이 분주하고

너른 들판 펼쳐질 장대의 눈부심을

기다리는 너에게

이리 속살보이도록 흔들거리긴 해도 꺾이지 않을

내 짙은 사랑

그런 사랑에 하염없이 기대는 너는, 나의 숙명












쓸쓸했다.

그 날 오랜만에 내려간 고향길 2월의 끝자락.

그리웠던 내 고향 순천만의 갈대 풍경을 보는 순간 느낌이 그랬다.







겨울 끝자락 바람이 휘이익 세게 불어대고 있었다.

햇살은 다행히 따사로웠다. 그래도 갈대는 왠지 한없이 외로워보였다.



바람에 사사삭.

갈대는 온 몸을 휘청, 속살이 다 보이도록 바람에 쓸렸다.



그렇게 바람이 불 적마다 몸을 일렁이며 옆으로 누이는 갈대를 보면서 불현듯 사랑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하염없이 기대고 싶은 마음...

만약 옆에 누군가가 없다면 바닥까지 드러누울 수 도 있으나 다행히 옆에 그 누군가가 있어 우리는 그 사람에게 기대고 기대어 하루를 한달을 살아가고 있지 않던가.




그것이 삶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기대고 기대어

서로를 의지하고 의지하사랑하고 사랑하면서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비록 때로 서로 엇갈리는 사랑으로  상처를 받을 지라도 말이다.



그것이 운명이다. 그것이 숙명이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사랑이 있어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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