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수면 위로 바람의 지문을 남긴다
오랜 시간 껍질이 밀려나며 만든 무늬
가벼운 말들이 뭍에 닿기도 전에 달아난다
다시 깊이, 물속에 옹송그린 등뼈가 솟는다
심연의 소음들,
어렵게 꺼낸 문장을 물살은 통째로 삼킨다.
밤새 수면은 조잘거리는 혀들을 띄워 보내고
깊은 물 속으로 침묵하는 뼈들을 가라앉힌다.
밀려오고 밀려가는 사이, 물의 흉곽이 젖은 채로 텅 비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