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저 작가'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이월오일)
사람은 본인이 가진 재능이나 능력을 스스로 알아채지 못하고, 막연한 꿈으로만 간직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가 되어 스스로 발견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눈에 띄어 세상에 드러나기도 하며, 때로는 휘청이는 삶 속에서 잡은 작은 지푸라기가 전혀 다른 인생의 기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의 작가들 또한 그런 예에 해당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혹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분들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결국 ‘만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글 속에는 비슷한 감성이 흐르면서도 각자의 색깔이 묻어난다.
어떤 글은 평온한 스카이블루빛을 띠고, 또 어떤 글은 환한 주황빛에 그레이 한 방울, 딥블루 한 방울이 섞여 가슴 한 편의 눈물과 아픔을 담고 있다. 또 어떤 글은 그 자체로 바이올렛 빛을 머금고 있고, 어떤 글은 번져가는 그레이 속에서 주홍빛과 선명한 초록빛이 스며든 듯, 우울 속에서도 피식 웃음이 피어나기도 한다.
화려한 문장력으로 쓰인 글은 아니지만, 삶과 아픔, 그리고 조심스레 숨겨두었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냈기에 전해지는 감동은 더욱 크다. 그 진솔함 덕분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며, 내 안에 묻어두었던 순수함도 고요히 번져 나온다.
《하늘을 곁들인 치즈 케이크》를 읽으면서 기성작가 못지않은 안정적이고 편안함을 글을 통해 느낀다. 연노랑 레몬빛처럼 마음에 밝음과 따뜻함을 안겨준다. 특히 마음에 남은 구절은 "오늘도 즐거운 기억 한 자락을 그물에 엮어본다."라는 작가의 말이었다. 그 문장을 곱씹으며, 몇 년째 소식이 끊긴 친구에게 연락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날》처럼 우리의 삶은 잔잔한 일상이 채워져 살아가는 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롤러코스터처럼 삶이 극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삶은 사람을 단단하게도 하지만 그것을 맞이하고 감내하는 순간은 마음의 리스크가 크다. 아이의 말처럼 그저 '신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모든 것이 신나고 소소한 즐거움이듯이 살아가고 싶다. '보통날의 동의어가 행복이듯이.'
《들를 곳》에서는 나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해 반가웠다. 나 역시 아날로그적 감성에 끌리고, 한 번 편안했던 곳은 자꾸만 다시 찾게 된다. 그곳에 있는 동안은 아픔과 힘든 일상을 내려놓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낙원’ 같은 만화방이 그런 공간이었듯, 나에게도 10년 넘게 찾던 단골 파스타집이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가게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었을 때, 참 허탈했던 기억이 있다. 삶의 마침표가 아니라, 다시금 또 다른 쉼표 같은 공간을 만나기를 바란다.
잘 쓰인 글은 역시 나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 진솔함이 고스란히 전해지기에 온전히 작가의 마음을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듯하다. 《빗물 젖은 메모지》를 읽으면서 우리는 어디서든 내 행복을 찾으면 된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은 비 오는 날의 생쇼처럼 우리는 가끔은 일탈을 꿈꾼다. 내가 언젠가는 내 두상을 보고 싶어 머리를 빡빡 밀어보고 싶은 것처럼.
《짠내 투어》는 읽는 내내 마음을 울리고,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금전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함께하는 친구의 따뜻함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곁에 있기에 작가는 마음의 금고에 든든한 행복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녀가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길 바라며, 작가로서의 삶을 응원한다.
《책임 있는 어른 될 거야》에서는 단순히 아픔과 슬픔만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단단한 태도가 전해졌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아픔에만 몰두한 나머지 남의 고통을 외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 나누는 마음이야말로 삶을 더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힘이 아닐까 한다. 선과 악은 결국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니까.
《이성의 끈》의 작가님의 글은 편안한 웃음이 난다. 그러고는 잠자리에 들어서 곱씹으며 눈물이 났다. 왜 그리 코인에 매달렸을지 상상이 되어서, 작가는 자신을 위해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떻게 해서든 도움을 주고 짐을 덜어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 마음이 너무도 공감이 되어서 눈물이 났다. 밝음 속에 슬픔 한 방울, 눈물 한 방울 묻어나는 그녀의 글이 좋다.
결국, 이 책은 화려한 기교 대신 사람 냄새가 묻어나는 글들로 이루어진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들의 진솔한 글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나의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가장 값진 행복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리고 이 소중한 글들이 이어지고,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그녀들의 글 쓰는 삶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