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리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달출판사)
아는 언니와 미술 전시회 관람을 위해 경복궁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1시간 30분 거리다. 왕복 3시간 거리. 이 시간이 아까워 나의 힘든 독서를 위해 서평 이벤트 도서로 받은 조승리 에세이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책을 가방에 넣어 갔다.
혼자 몰래 보기를 추천한다. 책 속에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고, 우리 모두에게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작가의 생활에 녹여 공감이 되는 장면들이 많다. 웃기도 했다. 눈물도 흘렸다. 공공장소에서는 읽으면 안 될 책인 동시에 소박하고, 군더더기 없이 담백해서 술술 잘 읽히는 책이다.
작가는 처음부터 시각 장애인이 아니었다.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다 장애를 얻은 경우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슬펐을까? 그런 위로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이런 멋진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나의 모든 것을 되짚어 본다. 비슷한 유형의 감성이 있어서 어린 날 소중했던 친구가 생각나서 눈물이 났고, 5남매인 우리 형제 관계에서 이어지는 여러 사건 사고로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나고, 아무튼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는 사람들에게 미처 꺼내어놓지 못한 내 감성들을 마구마구 꺼내어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다. 소중하게 간직한 나의 추억들, 사람들에게 차마 꺼내놓지 못한 다양한 사건들을 언젠가는 덤덤하게 꺼내어 놓을 수 있는 용기를 심어 주는 책이다.
작가의 어머니 때문에 울었고, 작가의 지랄 맞으면서도 곰살맞음이 이해가 되어서 눈물이 났고, 어릴 적 돼지코 녀석 때문에 눈물이 났다. 여러 에피소드들은 작가의 삶에 아픔이고, 눈물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 편으로는 인생에 있어 큰 선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들은 어디론가 사라지는 아픔이 아닌, 그녀가 살아왔음을 알게 해주는 작은 씨앗들이 되어 그녀가 꿈꾸는 예쁘고 소중한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