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의 여름은 설렘이었어. 여행을 좋아하는 남자 친구 덕분에 나는 다양한 교통편으로 다양한 바다를 경험했었거든. 여름이 오면 더위는 상관없이 마음 깊은 곳까지 설레고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 햇살은 더 선명하고, 공기마저 반짝이는 것 같았어. 살에 와닿는 바람은 뜨거운 듯하면서도 어딘가 시원하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면 푸른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었지. 계절이 바뀔 뿐인데 세상이 조금은 더 가볍고 투명해지는 그런 느낌, 여름은 세상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파란 하늘, 새하얀 구름, 너무도 황홀한 저녁노을.
여름을 가장 여름답게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바다야. 쏟아지는 햇살 아래 반짝이는 물결, 구름 사이로 길게 늘어선 햇빛, 발끝에 스쳐 가는 파도의 감촉까지. 그 모든 것이 여름을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채워줘. 아이들의 웃음소리, 플라밍고 튜브 위로 누워있는 사람들, 바닷가에 퍼지는 노을빛까지. 그렇게 바다는 여름을 품고, 여름은 또 바다를 닮아가.
그래서일까, 여름의 한가운데에 서 있을 때면 왠지 나도 빛나는 사람일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속 걱정도, 어지러운 생각들도 잠시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을 천천히 들이마시게 되는 거지. 유난히 짙고 푸른 여름의 기억 속에서 행복이란 단어가 내 마음에 물들어 있어. 가는 여름의 아쉬움을 느껴본 적이 있니? 나는 2박 3일의 진도 여행을 끝내고 가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 무엇이 나를 울게 했는지. 여행은 너무 행복했어. 여행의 여정과 풍경이 가슴에 깊게 박혀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여행이었는데. 왜 눈물이 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