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밤은 비밀스러운 우리의 이야기를 품고 있어. 낮에는 감히 꺼내지 못했던 말들이, 어둠 속에서는 이상하리만치 쉽게 입 밖으로 흘러나와.
고등학교 졸업식 날, 처음 마셔본 소주의 쌉싸래한 맛도, 가슴 앓이 하고 설레며 좋아하던 오빠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내 마음 한구석에 고이고이 잠가둔, 도무지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마저도. 밤의 여신은 우리를 불러 모아 조심스레 속삭이게 해. 너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를 아무런 염려 없이 풀어놓을 수 있는 밤을 사랑해.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비밀을 건네며 웃고 울던 밤들을 오래도록 공유했지. 그 시간 속에서 세상 가장 든든한 편을 얻은 듯했고, 그 믿음이 나를 버티게 해. 아침이 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알았지. 밤은 언제든 다시 우리를 불러줄 거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또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을 수 있는 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
*너의 밤이 너를 평온하고, 너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 주기를, 원하는 것을 꿈꿀 수 있기를 응원하는 오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