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138일; Self Control

by bjh May 18. 2016

copyright by '애버 그린 스토리'



크레딧카드, 페이먼트, 수수료, 연착, 메트로링크, AAU, 떡, 빵, 커피, 손태호, 연응주, 윤현식, 퍼포먼스, 아웃풋, 양로보건센터, 최재완, 카풀, 새일꾼, 짜증, 체력, 


뭐 이런 날이 있다. 행운의 동전을 잊고 출근한 날 어김없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하는 일에 대한 지적이 들어왔다. 기분 상하지 않게 말해줬지만 결론은 "회사에서 뭐 하냐고? 일은 하냐?"


뚫린 입이라고 말은 그럴싸하게, 대답은 논리적으로 막히지 않았지만 당최 말이 안 되는 것을 늘어놓는다. 

그래, 뭐하고 있지? 


5월 초부터 스케줄 정리하고 할 일 목록 만들고 뭘 해야 될지 일목요연하게 만들어

체계적으로 시간 관리하며 일하자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그대로다. 달라진 것 없이 헤매고 있다.


왜 그러지?

불안한 미래와 집중되지 않는 현재, 애처로운 과거를 핑계로 돌리기엔 부족하다. 그것도 많이.


그럼 뭐지?

답은 뻔하다. 게으른거지. 아직 절실하지 않은 것이고. 나약한 습관 때문이지.


40여년 몸에 배인 주는 것 떠 먹여야 주는 삶의 습관을 떨쳐버리지 못한 탓일거다.

갖춰진 프레임을 이리저리 비트는 것은 익숙해도 새로운 컨셉을 잡는 것은 허약하기 때문일 터.


능력도 없는 놈에게 자유가 주어졌으니 방황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일테다.

하지만 이제는 봐줄 수 없다는 예의 에두른 표현이 넘어왔다. 퍼포먼스가 없다는 지적으로.


맞다. 틀리지 않았다. 무엇 하나 보여줄 것이 없다.

그렇다고 딱히 진행 중인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머리 속에는 100% 가까운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이를 설명하고 설득할 방법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조직이, 회사가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변명거리를 만들어 놓았을 뿐.


커피도 그렇다. 막연하게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만나자고만 이야기하고 메시지 넣는다.

움직이지 않고 실천 없이. 한 발짝이라도 나가야 된다고 외치지만 작은 몸뚱이 안에서만 메아리로 퍼진다.


또 다짐이다. 또, 또, 또.

변해야 한다고. 행동해야 된다고.


그런데 체력이 망가졌다. 출근하면 진이 빠지고 10시만 넘으면 병든 닭처럼 늘어져 버린다.

된장. 그래도 어쩌랴. 그리해야 되는 것을. 정신 차려야 되는 것을. 시간이 없는데.


그나마 퇴근 무렵 지적 당하기 전에 엑셀로 정리를 하고 있었다.

 마무리해야지. 구글 캘린더를 사용해야겠다. 뭘 해야할지. 데드라인을 정해 놓고.


할 일은 뻔하니까. 머리 속에 지은 9만9,999채의 집들이 있으니까.

단, 1채라도 아니 주춧돌이라도 놓아야지. 그러면 다음 순서가 손에 잡힐 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137일; 엄니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