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과 헤어짐

[행복을 찾아서]

by Changers

우리 셋은


성격도 취미도 달랐다.


한 집에 살았지만,


주말은 각자의 스타일대로 휴일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더 수퍼 하드하게 일했다면,


우리가 더 많이 성장했을 것 같아서 아쉽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그때의 우리 수준이 아니었을까 싶고,


그때 배움으로 지금은 달라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도 다른 우리였지만,


그래도 일하는 것은 손발이 제법 맞았다.


시너지가 낫고,


즐겁고 신나게 일했다.



바이유와 협업을 잘 진행되어서,


우리 사업은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인석이가 우리에게 회의를 요청했다.



“어제 저녁에 바이유 대표님과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표님께서 저희한테 그런 말을 하셨어요.


바이유와 피프티 하우스가 합병하면 어떻겠냐고요.


저는 어떻게 할지 확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쉽지 않은 주제네요.”


“각자 생각할 시간을 조금 가지고 내일 다시 얘기 나누면 어떨까요?”


“바이유에서 조건은 어떤 것이었나요?”


“세부적으로 논의한 것은 없고, 의사만 물어보신 상황입니다.”


“그런 조건을 조금 알면 우리가 고민하기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제가 내일 대표님과 얘기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내일 저녁에 다시 회의 후 모레 논의하는 걸로 하시죠.”



다음 날 바이유 대표님과 미팅을 하고 온 인석이가 말했다.


“이건 오프 더 레코드라는 점 알아주세요.


바이유가 우주위드라는 회사에 매각이 된다네요.


바이유 대표님은 2가지 안을 제안 주셨습니다.


1안은 저희가 바이유의 영업팀으로 우주위드 소속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게 됩니다.


2안은 지금과 같은 협업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1안이든 2안이든 우리가 원하면


바이유가 이사 가는 사무실을 함께 쓰도록 해주신답니다.”


“이사 가는 사무실은 어딘가요?”


“서울숲 역 근처라고 합니다.”


“네? 서울숲이요?


얼마 전에 이사했는데 너무 머네요.”


“그럼 내일까지 각자 고민해 보고 말씀 나누시죠.”


“네, 알겠습니다.”



밤새 생각해 봤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고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일하면


돈에 쪼들리는 스트레스는 없어진다.


그러나 내가 서울에 온 이유는 직장을 다니려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나만의 목소리, 가치를 내놓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우리끼리 무라도 썰어보기도 전에


이렇게 어딘가에 소속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2안으로 마음을 먹었다.


사무실은 지금 사무실이나 바이유 사무실에 가는 것이나 상관없었다.



다음날,


우리는 회의실에 모였다.


주제가 가볍지 않았기에 회의실 공기는 다소 무거웠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대표인 인석이가 말을 꺼냈다.



“다들 생각을 해보셨나요?


제 생각은 여러분들의 생각을 다 듣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우리들의 생각을 들으신 뒤,


최종 결정을 내려주시고,


그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네, 그렇게 할게요."


“그럼 저부터 말하겠습니다.


저는 2안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1안은 우리가 사업을 하기로 한 결정과 다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블라블라… (아주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결론적으로 저는 2안으로 하되,


사무실은 지금 사무실이나 바이유 사무실이나 상관없습니다.”


라고 내가 말했다.



용찬이도 혜원이도 2안으로 말했다.


다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무실에 대한 생각은 조금 달랐다.


용찬이는 상관이 없었으나,


혜원이는 지금 사무실에서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셋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인석이가 한참 동안 고민을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침묵이 흐른 뒤에야 인석이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들의 생각을 잘 들었습니다.


저 또한 2안이 현재 우리에게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이유와 조금 더 긴밀하게 협업을 진행하고,


바이유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떻게 투자를 받고 엑싯을 했는지 알기 위해,


바이유와 함께 사무실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보다는 큰 기업인 회사 대표님께


저는 배워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이유 사무실로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너무 맞는 말이었다.


내가 대표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보고 배울 상대가 가까이 있다면 좋으니까.



“인석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렇게 하시죠.”


“저도 동의합니다.”


“저도요.”



그렇게 우리는 만장일치로


바이유 사무실로 들어가기로 했다.


바이유는 2주 뒤에 이사한다고 했다.


우리 짐을 미리 챙겨드리면 함께 이사해 주시기로 했다.



2013년 1월,


우리는 바이유의 새 사무실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 사무실은 아니었지만


바이유 임직원들 틈에서 사무실 이전식을 하니,


기분이 살짝 묘했다.


우리도 나중에 규모가 커지면,


이렇게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근사하게 이전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초에 새로운 사무실에서 시작하니,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 같았고,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 같았다.


뭔가 의욕이 넘쳤고, 활기찼다.



우리 피프티 하우스를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엄청 샘솟았다.



며칠 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겼다.


혜원이가 할 말이 있다며 회의를 요청했다.


“저 이제 1학년까지만 마친 건 오빠들 다 아시죠.


부모님께서 학업을 마치길 원하시고,


저도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6개월만 더 해보고 그때도 아니다 싶으면 그때 돌아가는 건 어때?”


“우리 지금 팀워크 잘 맞고, 너가 해주는 일이 많은데 너무 아쉽다.”


“너 아직 21살이니까 조금만 더 함께 해보자.”



“저도 더 해보려고 많이 고민했는데요.


사실 이사하긴 전 사무실이었다면 학교도 멀지 않고,


집도 근처라서 수업 끝나고라도 해보려고 했는데요.


지금 사무실이랑은 학교도 집도 너무 멀어서 제가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사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처음에 말씀드렸어요.”


“아… 그랬구나.”



아차 싶었다.


남자 셋이서 여자 팀원 한 명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했다.


그전에 조금 더 얘기를 나누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가 들었다.



여러 번 붙잡으려고 면담하고 노력했으나,


혜원이의 의지가 확고했다.


그렇게 우리는 소중한 팀원과의 작별을 준비해야 했다.



무뚝뚝한 지방 출신 오빠들을 살뜰하게 챙겨준 혜원이.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우리에게 해준 배려, 챙김 등이 떠올라서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들었다.



2월 말까지 혜원이가 그동안 진행 일들을 셋이서 나눠서 인수인계를 받았다.


그리고 언제든지 돌아오라는 말과


찐하게 송별회를 하며 혜원이와의 작별을 했다.




혜원이와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하고,


우리 셋은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언제까지 대행을 하며 회사를 운영할 수 없었다.


아니 그렇게 사업을 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만의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어떻게든 방법이 찾아진다고 했던가.


우리 고객사 쇼핑몰의 이벤트 페이지에서 서비스 힌트를 얻었다.



그 힌트 하나를 가지고,


며칠 동안 우리의 첫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회의를 했다.


그리고 2주 만에 우리의 첫 번째 서비스의 베타버전을 만들었다.



그 서비스 이름은 바로,

미O OOOO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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