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
도무지 여행사와 컨택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우연히 Facebook을 보다가 참석한 신창연 대표님 강연에서
여행박사 홍보팀장님과 명함을 교환했다.
하늘이 내 노력에 감동하셔서 주신 기회 같았다.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내용을 잘 정리해서 보내드렸다.
며칠 후 홍보팀장님께 연락이 왔다.
“저희 회사에 있는 국가별 팀들에게 보내주신 내용 공유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팀에서 미팅 의사를 보여주셨습니다.”
“아 정말요? 기분 좋은 소식이네요.”
“내부에 공유하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입니다.
다만, 우선 1개 팀과 진행해 본 후 다른 팀과 협업도 진행하시는 게 어떨까요?"
“네, 좋습니다.
저희도 여행박사와 진행이 처음이니 서로 손발이 맞는지,
프로세스를 한번 진행해 보고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담당 팀장님께 연락드리라고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다음날 메일이 왔다.
“안녕하세요. 홍보팀장님 소개로 연락드렸습니다.
저는 일본 여행팀 팀장입니다.
미팅을 언제쯤 하면 좋을지 연락 부탁드립니다.”
나는 메일 대신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빠르게 미팅 약속을 잡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미팅을 진행했다.
“저희가 진행하려는 투어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것입니다.
여행사 상세페이지에서 조금 더 현실적인 여행 모습을 담을 수 있도록
예쁜 쇼핑몰 모델들의 여행지 컷을 담는 것이다.
여성분들께 여행과 의류는 한 몸과 같습니다.
많은 여성분들이 여행지에 가서 어떤 옷을 입고 여행을 하면 좋을지,
어떻게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올지,
상세페이지로 확인할 수 있다면 여행 상품 구매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네, 저희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저희가 제공해 드려야 할 것은 무엇이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공해 주셔야 할 것은 쇼핑몰 모델 및 스태프의 여행 경비 일체이고,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의 사용 권한을 2년 동안 가지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사 홈페이지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십니다.”
“네, 알겠습니다. 저희 내부적으로 검토 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내부적으로 잘 검토해 주시고, 좋은 소식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일본 여행팀 팀장님께 연락이 왔다.
“내부적으로 검토하여 진행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절차가 어떻게 될까요?”
“진행할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원하시는 연령대와
원하시는 사진 느낌을 보내주시면
저희 고객사 쇼핑몰들에게 컨택하고 리스트 공유드리겠습니다.
아, 진행 일정도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다시 연락 주신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여행지는 후쿠오카에 있는 우레시노 온천입니다.
2박 3일 일정이고, 각각 다른 숙소에서 묵을 예정입니다.
후쿠오카현 관광청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라 담당자분과 동행합니다.
해당 여행지는 20~30대가 주로 가는 코스입니다.
그에 맞게 잘 섭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3주 뒤에 출발하는 일정으로 가능할까요?”
“일정이 타이트해서 원하시는 스타일의 쇼핑몰로 완벽하게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발등에 큰 불이 떨어졌다.
몇몇 쇼핑몰에 컨택해서 가볍게 얘기를 나눴지만,
다들 1개월가량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델과 스태프의 촬영 일정을 맞춰야 한다고.
그리고 그들은 도쿄나 홍콩 혹은 유럽을 원한다고 했다.
그들 입장에서 일본은 자비로도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여러 쇼핑몰들에게 컨택을 했고,
한 군데 쇼핑몰에서 진행하고 싶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행히 20~30대가 주 타겟이 쇼핑몰이었다.
그 당시 그 쇼핑몰은 꽤 유명해서 출신 모델 중에 연예인도 있었고,
연예인 지망생들도 많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팀장님, 죄송하지만 한 군데 쇼핑몰만 컨택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일정이 타이트하다 보니 다들 일정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셔서요.
하지만 여기 쇼핑몰은 말씀하신 타겟도 맞고,
모델들도 일본 느낌에 잘 맞는 친구들이라 결과물이 잘 나올 것 같습니다.
메일로 해당 쇼핑몰 정보 보내드렸으니 확인하시고 말씀해 주세요.”
“오호, 그렇군요. 쉽지 않은 일정이셨을 텐데 정말 감사합니다.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최종 결정이 나면 세부적인 투어 일정과 원하시는 촬영 결과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습니다.”
다음날 팀장님께서 연락하셨다.
“최종 결정이 났습니다. 진행하시죠.”
“네, 좋습니다. 그럼 세부적인 투어 일정과
각 일정별 원하시는 촬영 결과물을 정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파일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일정이 타이트했고, 촬영 결과물 가이드가 너무 예전 여행사스러웠다.
이대로 쇼핑몰에 전달한다면 쇼핑몰 측에서 거부할 것이 뻔했다.
“팀장님, 이번 협업은 여행사에서 모델과 스텝을 고용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데,
뭔가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자의 전문성을 통해서 상호 협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여행사가 해왔던 방식이 아니라
촬영 결과물에 대한 느낌은 여행사에서 전달하되,
결과물은 쇼핑몰에 맡기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럼 내부적으로 다시 한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나는 양쪽이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갑을 관계로 나뉘는 프로젝트는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내가 비즈니스를 할 때 단호해지는 경우가 있다.
1. 나는 갑을 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로 일하려고 한다.
식당을 가든, 어디를 가든 내가 지불하는 비용은
내가 할 것을 대신해서 해주는 대가라고 생각한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신분으로 나누지 않는다.
이건 어릴 때부터 상대를 존중하고 피해 주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2. 나는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으로 일하면 나중에 꼭 뭔가 탈이 났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큰일이 생겼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여행사에 다시 검토해 주시라고 얘기했다.
다음날,
“말씀하신 대로 진행하시죠.
다만, 저희가 처음이라서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됩니다.”
“그럼 제가 쇼핑몰에 얘기해서 초반 3군데 정도는
촬영이 끝나고 결과물을 공유해 달라고 하겠습니다.
그럼 그거 보시고 맞지 않다면 조율하시면 어떨까요?”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쇼핑몰 실장님께 연락을 드렸다.
“저희 최종 결정이 났습니다.
진행 관련된 사항은 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확인하시고 수정 사항이나 궁금한 점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내부 검토 결과 큰 수정사항은 없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럼 이대로 진행하겠습니다.
3일 내로 가실 분들 리스트 공유 부탁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번에 꼭 좋은 결과물 나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참, 가능하시다면 촬영 팀장님과 사전 미팅이 가능할까요?
다른 건 아니고, 진행 일정 및 촬영 관련 내용을 사전에 논의하고 싶어서요.”
“네, 알겠습니다.”
촬영 팀장님과의 미팅은 너무 편하고 좋았다.
팀장님은 새롭게 뭔가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셨다.
나와 비슷했다.
이번 협업이 재밌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도 이번에 좋은 결과물 만들어서 앞으로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다음엔 다른 국가로도 해보자고 했다.
쇼핑몰 실장님께 연락이 왔다.
그런데 갑자기 기분이 싸했다.
“에이, 설마…”
“부사장님,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한데…”
“아…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