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여행사에서 최종 진행 결정이 났고,
쇼핑몰에서도 최종 결정이 났다.
여행사, 쇼핑몰과 세부적인 조율을 했다.
이번 기획이 잘 되고 양쪽이 다 만족해야 투어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와는 세부 사항의 대부분이 결정되었고,
일부는 쇼핑몰과 조율하면 되는 것이었다.
남은 사항을 쇼핑몰 촬영 팀장님과 미팅을 통해서 결정했다.
나와 팀장님은 티키타카가 잘 맞았다.
내가 구상한 것들을 말씀드리면,
팀장님께서 알아서 착착 레퍼런스를 보여주셨다.
거기에 덧붙여 다른 의견들도 많이 주셨고,
현장 상황에 따라 변수 부분도 얘기를 나눴다.
일이 술술 잘 풀리니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운명은 내게 경험을 하나 내려주셨다.
쇼핑몰 실장님께 연락이 왔다.
그런데 갑자기 기분이 싸했다.
‘에이, 설마…’
라는 생각으로 전화를 받았다.
“부사장님,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한데 저희 대표님께서 갑자기 진행을 드롭시키라고 하셨습니다.”
“아… 정말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실까요?”
“세부적인 것은 내부 기밀 사항이라서 말씀드릴 수가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신경 써주셨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번에 좋은 기회로 다시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립니다.”
“네. 어쩔 수 없지요. 알겠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제 2주밖에 안 남았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석이와 용찬이에게 말하고 사무실 앞 벤치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영화 속 고난을 겪은 주인공처럼 담배만 한참을 폈다.
‘일단 여행사에 알리자.’
여행사 팀장님께 전화드렸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저 죄송하지만 진행하기로 한 쇼핑몰에서 내부 사정으로 진행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른 쇼핑몰들을 컨택해 볼 테니 걱정 마세요.
중간 과정을 공유드려야 나중에 놀라지 않으실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2주밖에 안 남았는데 가능할까요?
저희가 일본 쪽 관광청이랑도 얘기가 된 상태라서요.”
“제가 어떻게든 진행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나는 전화를 드려서 시간을 좀 늦출 수 있을지를 여쭤보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
친하게 지내던 다른 쇼핑몰 담당자들에게 다시 한번 연락하기 전에
진행하기로 했었던 쇼핑몰 촬영팀장님께 연락을 먼저 드렸다.
너무 같이 하고 싶었지만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팀장님, 안녕하세요.
말씀 들으셨죠?
너무 아쉽게 되었네요.”
“네, 들었습니다.
저도 너무 아쉽습니다.
근데 혹시 꼭 저희 쇼핑몰이어야 하는 건가요?
아니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일정이 2주밖에 안 남아서 다른 쇼핑몰을 찾고 있습니다.
그럼 제 주변에 지인 쇼핑몰이나 모델들을 통해서도 가능할까요?”
“네, 가능합니다.
만약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랑 함께 미팅하시고 바로 진행을 하시죠.”
“제가 지금 떠오르는 사람이 몇 명 있는데 확인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앗! 정말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일정이 타이트해서 그런데 내일까지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저도 개별로 쇼핑몰들에게 컨택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쪽으로 진행을 해야 할 것 같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당연히 괜찮습니다.
지금 시간이 촉박하니 우선 빠르게 확인해 보시죠.”
그날 저녁 팀장님께 연락이 다시 왔다.
“지미님, 이제 갓 오픈한 쇼핑몰이긴 하지만,
대표가 저랑 친분이 두텁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알만한 쇼핑몰 메인 모델이었던 친구라 콘텐츠가 잘 나올 것 같습니다.
내일 같이 미팅 한번 해보실래요?”
“네, 좋습니다.
내일 시간 장소 말씀해 주시면 그리로 가겠습니다.”
“그럼 미팅 일정 정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다음날 팀장님과 함께 쇼핑몰 대표님을 만났다.
나이대도 여행사에서 말한 나이였고,
쇼핑몰 메인 모델 출신이셔서 느낌도 좋았다.
한참을 진행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든 생각은 나랑은 결이 조금 다른 사람이구나 싶었다.
웬만하면 맞춰서 진행하려고 했으나
직감적으로 이대로 진행하면 나중에 탈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팅이 끝나고 팀장님께 솔직히 말씀드렸다.
“팀장님 정말 죄송하지만 이 대표님과 진행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미팅을 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제가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근데 혹시 꼭 쇼핑몰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프리랜서 포토그래퍼, 모델, 스타일리스트를 섭외해서 가도 될까요?”
“그렇게 해도 되지만, 경비 외 다른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는데 가능할까요?”
“그건 제가 알아서 해보겠습니다.”
그날 오후 팀장님께 다시 연락이 왔다.
“지미님 저랑 친한 포토그래퍼가 있는데,
그 동생 통해서 2명의 여성 모델분과 1명의 스타일리스트를 섭외했습니다.
제가 사진 보내드릴 테니 보시고 여행사와 말씀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앗! 너무 감사합니다.
보내주시면 바로 여행사와 조율해서 최종 진행 여부 결정하겠습니다.”
팀장님께 보내주신 2명의 모델은 나이가 많이 어렸다.
두 분 다 20대 초반이었다.
해당 여행 상품이 20~30대 이긴 하지만,
온천 여행은 대부분 20대 후반 이상이 많이 가기에 여행사에서 꺼려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했고,
촬영 팀장님께서 옷 코디에 따라서 느낌이 확 달라질 테니 자신을 믿고 가자고 하셨다.
여행사 팀장님과 통화해서 이런 상황들을 설명하면서 논의했다.
다행히 여행사에선 괜찮다고 말씀하셨고, 우리를 믿고 진행하겠다고 하셨다.
정말 불행 중 다행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이 결정되었다.
“촬영 팀장님, 최종 결정 났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팀장님 덕분에 큰 위기를 하나 넘겼네요.
이제 잘 준비해서 떠날 일만 남았네요.
지난번에 보내드렸던 컨셉에 맞춰서 함께 오실
포토그래퍼와 모델, 스타일리스트분들께 잘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여권 보내주시면 여행사에서 여행 관련 모든 부분을 챙겨주신다고 합니다.”
“그러게요.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정말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라서 어떻게든 하고 싶었는데요.
마지막까지 잘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보시죠.”
“넵! 파이팅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드디어 일본 후쿠오카로 떠나게 되었다.
출국 날 공항에서 만난 우리는 어색하게 첫인사를 나눴다.
여행사에서는 2분이 나오셨고,
촬영 쪽에서는 5분이 나오셨다.
그리고 나 이렇게 총 8명이서 출발했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촬영팀은 프로답게 움직였다.
버스 티켓 촬영부터 공항 관련 콘텐츠 촬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중 나온 후쿠오카 관광청의 담당자분들과 인사를 나눴다.
2대의 승합차를 타고 이동했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거리였다.
태어나서 처음 가본 일본.
생각보다 조그만 공항의 크기.
겉보기엔 작지만 실내는 넓었던 승합차.
티비에서만 보았던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운전석.
맑은 하늘과 구름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는듯한 시골 풍경.
난 센이 된 것처럼 창밖 풍경을 보며 감상에 푹 빠져있었다.
한참이 지나고 승합차가 우리 첫 번째 숙소로 들어갔다.
이제 다시 오늘의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근데 갑자기 촬영 팀장님의 지인 포토 분께서 내게 오셔서 말씀하셨다.
”저 정말 죄송한데요.
모델분 중에 한 분께서 캐리어가 없다고 하시네요.”
“네? 캐리어가 없다고요?”
“네. 아까 공항에서 이것저것 촬영하느라 가방을 신경 못 썼는데요.
스태프분들이 챙겨주실 줄 알고 차량에 탑승을 했다네요.
거기에 이번 여행에서 입을 옷들이 잔뜩 들어있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여행사 팀장님께 말씀드려서 바로 후쿠오카 공항으로 전화를 했다.
“일단 공항에서 확인하고 연락 주신다고 합니다.
일본 공항에는 보안이 잘 되어 있고,
분실물들을 누가 가져가는 경우가 잘 없으니 걱정 마세요.”
“일단 30분만 쉬었다가 촬영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방은 연락 오는 대로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촬영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후쿠오카 관광청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다행히 공항 분실물 센터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관광청 담당자분께서 가지러 다녀오신다고 했다.
촬영팀에게 말씀을 드렸고, 모델분도 포토그래퍼도 모두 안심을 하셨다.
그때부터 다양한 촬영들이 진행되었다.
여행사 팀장님은 옆에서 보시면서도 뭔가 불편해 보이셨다.
“혹시 촬영 결과물이 어떨지 걱정되셔서 그러세요?”
“네, 사실은 조금 그렇습니다.”
“그럼 이곳 촬영 끝나면 촬영 팀장님께 1차로 보여달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저희 입장을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촬영이 끝나고 촬영팀장님께 부탁 말씀을 드렸다.
흔쾌히 들어주셨다.
1차 촬영 결과물을 보신 여행사 팀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사실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