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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체인저스라고 닉네임을 지으셨나요?

[나를 알아가는 시간]

by Changers

2021년은 제 삶에서 가장 지옥 같은 한 해였습니다. 인생 최악의 번아웃이 왔었습니다. 저는 항상 삶을 주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남들의 기준이 아닌 저만의 기준으로 저답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 고향은 부산입니다. 태어나서 학교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서울에는 그 어떤 연고도 없었습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제가 서울로 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특별히 집에서 지원을 받거나 모아놓은 돈이 많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2012년 6월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따뜻하고 사람 냄새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자는 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 사업을 하기에 지방은 아직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올라왔을 때 당장 살 집도 없었습니다. 모아 놓은 돈도 거의 없어서 어머니께 가족카드 하나를 발급받아서 올라왔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도 이룬 것도 없었지만 힘들지 않았습니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고,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성장하려고 노력해 온 제가 인생 최악의 번아웃을 겪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슈들이 켜켜이 쌓여 저를 지하 30층 아래로 몰아넣었습니다.


보통 인생을 산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때 저는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이 떠지니 하루를 시작했고, 먹고살아야 했기에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밤이 되면 수많은 생각들 때문에 잠들 수가 없어서 혼자 술을 마셨습니다. 취하면 잠이 잘 드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이 너무 아깝고, 그렇게 산 제가 너무 안타깝고 한심합니다. 조금 더 빨리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대로 사는 건 싫었습니다. 이렇게 살려고 지난 9년을 힘들게 살아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지금을 바꿀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봤지만 도통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우연히 1개의 영상을 봤습니다. 3가지 소원을 3번씩 100일 동안 매일 쓰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이루어진다면 세상에 소원을 이루지 못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싶었거든요.


며칠 후,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밑져야 본전인데, 못할 이유가 뭐냐고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3가지 소원을 3번씩 100일 동안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쓰는 게 귀찮고 싫었지만 이를 악물고 했습니다.


그렇게 100일이 지났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3가지 소원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그게 이루어질 리가 없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안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삶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달간 죽어있던 뇌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뇌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3가지 소원을 3번씩 100일 동안 쓰는 것을 다시 시작하면서, 책과 롱블랙이라는 아티클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꾸준히 1시간 이상씩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거기에 적힌 6가지를 매일 습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1가지 습관을 만드는 것도 어려웠지만, 3가지 소원을 3번씩 100일 동안 쓴 습관 덕분에 다른 습관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개 습관도 제대로 못하던 제가 지금은 20개가 넘는 습관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그 습관들을 매일 꾸준히 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도 있지만, 중요한 일을 선택하고 에너지를 집중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저보다 더 많은 일을 더 적은 에너지로 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말과 글을 잘하고 싶었습니다. 주변의 지인들과 책을 통해서 알아보니, 말과 글을 잘하려면, 읽고, 생각하고 소화해서 쓰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글을 잘 쓰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글들을 블로그에 쓰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쓴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2년 전의 저보다는 확실히 말과 글을 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끼고, 제 주변에서 그걸 느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2023년 10월,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 닉네임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한참을 생각하다가 나온 결론은 Changers였습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다양한 실험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도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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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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