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콜라 포 미!

남아프리카공화국

by 정란수

남아공은 처음 가기 전에 가졌던 편견보다 훨씬 안전하고 친절한 나라였다.

사실, 살고 싶을 정도로 사람들도 환경도 매력적인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남아공에 가기 전 걱정이 시작되었던 것은 어떤 한 한국 사람의 블로그 글을 읽었을 때였다.

규정속도로 가고 있었는데

경찰이 잡더니 과속했다고 범칙금을 떼려 했다는 것.

그리고 그는 범칙금보다 훨씬 싼 뒷돈(?)을 건네주고 빠져나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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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재수가 없으려면 이럴 수도 있구나!


요런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어떻하나

그것이 남아공에 가기 전의 걱정거리였다.

그런데 거의 남아공 일정 막바지까지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와질란드에 갔다가 요하네스버그로 가기 전까진.


스와질란드를 들렸다가, 다시 남아공으로 들어가는데,

그 때까지 국경 보안직원들과도 농담도 하며 짐도 다 보여주고 인사 잘 하고, 국경을 잘 넘었다.

한 15분 정도 지났을까. 사거리가 나오는데 경찰이 검문을 하고 있다.

우리 차는 그냥 지나가란다.

지나갔다.


한 5분 정도 걸렸을 듯 하다.

뒤에서 경찰차가 따라온다.


어라?

급한 일 있나?


속도를 줄였다.

어라?

같이 줄인다.


먼저 가라고 방향등을 켰다.

먼저 안 간다.

대신,

경찰등을 키고 주차하란다.

갓길에 주차했다.

두 명의 경찰이 내린다.


면허증, 여권 보여달란다.

이상이 없다.


트렁크 보여달란다.

이상이 없다.


캐리어를 보여달란다.

이상이 없다.


배낭을 보여달란다.

이상이 없다.


그제서야 물어본다.

너 여행이야? 비즈니스야?

얼마나 있었어?

이 차는 렌트카야? 네차야?

이상한 것을 물어본다.

한국에서 남아공까지 비행기값이 얼마야?

헉.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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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가격은 왜 물어보는 거지????


아무 문제 없으니 여권과 면허증을 준다.

근데.

근데.

근데.

헤어지는데 하는 말!


“나 먹게, 콜드 드링크 없어?”


두둥!

올게 왔다.

사실 주고 싶었으나 국경을 넘고 계속 운전만 해서 줄게 없었다.

미안하지만, 물밖에 없는데 물이라도 먹을래?

됐단다.


다시 가려는데

또 잡는다.


“혹시 콜드 드링크 먹게, 사먹을 돈 좀 있어?”


덴장!

5달러 기부당했다.


가끔 남아공에서는

팁 문화와는 별도로, 애교있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예를 들어,

테이크아웃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갑자기 주문을 받는 직원이 이런다.


“콜라 포 미, 콜라 포 미”


뭔 소리지? 콜라는 내가 먹으려고 시켰는데?

아.

콜라 먹게 사먹을 돈을 달라는 거였다.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으나,

나중에는 익숙해진다.

공항에서 짐을 안전하게 뽁뽁이로 싸는 직원도

거스름돈을 거슬러주면서


“10란드 포 미, 10란드 포 미”


그런다.

그럴 땐, 대신 웃으면서


“응! 10란드 줄게. 대신, 뽁뽁이 많이 많이 싸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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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란 없다구!!!


이러면,

좋아하면서 뽁뽁이를 뜯기 힘들 정도로 많이 싸준다.


물론,

그들에게 베푸는 선심이

그들에게 관행을 만들 수는 있다.


다만,

그들의 사정이 열악함을 함께 인식하고,

내가 주는 선심에도 댓가는 있으니, 그 만큼 네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더 해달라고 요구한다면, 베푸는 것 자체가 공짜는 아니라는 것도 인식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서양인들과.

그리고 서양인이 되고 싶어하는 우리 동양인들이.

그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그걸 고착화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죄책감에.


조금은 잘못된 것이지만, 조금은 베푼다고 여기고.

함께 살아가자고 속으로 외친다.


혹시 누군가가 여행을 갔는데 “콜라 포 미” 외친다면,

이렇게 이야기해보면 어떠할까?


“그래, 콜라 2개 주문할게. 하나는 너를 위해 다시 줄게.
대신, 언젠가 너도 다른 친구가 콜라 달라고 하면 꼭 사줘야 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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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다, 희망을 보다 책 표지>
<책 본문 중>
<책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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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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