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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Aug 01. 2023

지중해의 로망 안탈리아

안탈리아! 

연간 300일이 맑아 여행자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튀르키예 남서쪽 휴양지. 푸른 지중해 바다와 사계절 따뜻한 날씨가 매력적이고 고대 유적지와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아 관광객들에게 매우 흥미 있는 지역이다.

튀르키예에 세 번째 왔지만 안탈리아는 처음이었다. 우리는 5박 6일을 지낼 계획으로 구도심과 해변 중간지점인  start 호텔을 여행어플에서 예약하였다. 여행어플은 한 곳을 쭈욱 이용하는 것이 할인의 폭이 크다.

인상 좋은 사장은 호텔로비의 벽면에 적힌 the starting point of the city를 가리키며 안탈리아의 어디를 가던지 접근성이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그는 호텔을 무척 아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매일 만날 때마다 자신의 호텔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다. 이른 시간에 조식오픈을 희망하니 "No  problem " 이라니 고객맞춤 서비스를 하는 이곳의 이용후기는 최고의 점수를 받을만하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오스만 제국 때 형성된 고대도시 칼레이치 향해 걸었다.

안탈리아 거리의 중심에 위치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칼레이치. 칼레란 성채, 이치는 안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즉 성채 안, 구시가지는 성안의 분위기가 흐른다.

도시입구에는 개선장군을 영접하기에 딱 좋은'하드리아누스 문3개 우뚝 서 있다. 로마황제 하드리아누스 방문기념으로 만들어진 문은 그가 세상을 떠났어도 그 이름이 찬란히 빛나고 있다.  다만, 지진으로 부서진 곳이 많았지만 상태가 양호한 편이어서 대리석의 반질반질한 촉감을 만져볼 수 있었다.

입구 초입에는 카페와 빠가 있어서 그 시대의 느낌을 오래 반추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무너진 도시흥망성쇠와 부귀영화가 무심한 세월과 더불어 후세인들에게는 추억하는 장소가 되어있을 뿐이다. 웨딩촬영 장소로서의 의미가 있는지 어여쁜 신부의 등장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높다란 문을 통과하여 골목으로 들어서자 골목 양쪽으로 오스만 제국 때의 독특한 건물 모양의 상가와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건물들은 2층으로 돌출하고 있어 이웃집과 맞댄 형태가 재미있다. 돌바닥을 걸으면서 로마 시대의 거리를 걷는 기분이다. 골목길 한편에 수제 가죽구두를 만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정겨워 아주 작은 구두 한 켤레를 기념으로 구입하였다.

골목길을 따라 길은 야자수가  쭈욱 뻗어 있는 올드타운 끝의 마리나항구도착한다. 

해안가를 따라 절벽아래 수영하는 사람들의 여유와 비키니 복장의 여인들이 부럽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수영은 한 달이 한계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숨쉬기만 배우다가 멈추었으니 후회막심이다. 다시 도전해야겠다.

항구 주변에는 수많은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고 해적선모양의 코믹한 배들은 금방이라도 해적 떼들이 나올 거 같은데 실은 손님들을 기다리 있단다.

멀리 해안 절벽 위로 그림 같은 펜션들이 예쁘다. 시가지를 싸고 있는 산맥들이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어울린다. 낯선 곳에서 멍 때려도 아는 시선들이 없어서 의식 없이 편하다. 

광장으로 걸어가 보자. 광장 중앙에는 이 나라 초대대통령이었던 아타튀르크 동상이 근엄하게 서 있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그의 애국심을 알기에 신처럼 모신다. 그의 초상화를 훼손하거나 발로 밟으면 바로 경찰서로 가게 된다. 가게마다 그의 초상화를 걸어두고 그를 존경한다. 우리도 이런 지도자를 원하는데...

다음날 우리는 안탈리아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아스펜도스로 향했다. 유적지는 튀르키예의 마추픽추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원형극장은 규모가 만 오천 석 정도를 수용할 정도로 컸다. 극장 안으로 들어가니 원형 그대로 유지되어 관람석의 대리석 의자 몇 개가 교체된 흔적 말고는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였다. 무대에서 지금도 공연이 열린다니 놀라웠다. 계단을 따라 한층 한층 올라가며 극장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하다. 맨 꼭대기에서 무대를 바라봐도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객석의 위치들이 잘 만들어졌다. 곳곳에는 소풍온 소녀들만융성했던 때의 무대감각보다 사진각을 잡느라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며 배경으로 삼고 있다. 청춘들의 밝은 미소 안으로 들어가서 손하트도 가르쳐 주니 너무나 좋아한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같은 공간에서 여행의 들뜬 마음은 통하니 즐겁다.

다음장소는 뒤덴폭포다.

뒤덴폭포는 도심의 주택단지와 공원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보통 폭포는 산의 계곡 근처일 거라는 추측과 달라서 지도를 몇 번이고 확인하였다. 드디어 공원 끝에 오니 평지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황홀하리만큼 화사한 햇살에 반사되어 무지개까지 연출되어 감탄하고 말았다. 안탈리아 올림푸스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긴 여정의 끝에서 거칠게 사나워지더니 거대한 물줄기로 합하여 지중해로 떨어져 내린다. 고요한 지중해는 성질 사나운 물줄기를 어미의 마음이 되어 잔잔한 바다가 되어주니 하늘빛과 합한 바다는 눈부시게 아름다울 수밖에. 

한참 동안 바다와 하늘을 응시하며 숨 고르기를 한다. 살아온 삶을 돌아볼 여유! 살아갈 삶을 내다볼 여유! 여행이 주는 여유! 모두가 자연이 주는 여유다. 창조주의 세계는 참 아름답다.

폭포아래 해적선 닮은 유람선에서 관광객들이 바다로 수영하기 위해 뛰어든다. 폭포수 가까이로 배들이 접근하니 환호성이 들린다. 안탈리아의 자연은 매혹적이어서 흠뻑 반하게 만든다. 누구나 이곳에 와본 이들은 다시 오고 싶어 할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다. 

나도 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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