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음식 _ 전복 닭볶음탕
지난여름, 삼계탕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는 초복, 중복, 말복에 관심이 없다.
안 그래도 더운데 이열치열이라며 뜨거운 삼계탕을 먹다니….
뉴스에서는 장마가 끝나고 폭염주의보가 뜬다는 방송을 했다.
추운 것보다도 더운 걸 못 견디는 내겐 폭염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
선풍기를 코앞에다 틀어놓고 무기력하게 앉아있는 내게 엄마가 물어온다.
“전복 먹을래?”
분명 여름맞이 다이어트한다고 엊그제 엄마한테 얘기했던 거 같은데….
난 이게 문제다.
엄마가 ‘뭐 먹을래?’라고 물어보면 거절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엄마가 차려놓은 음식은 맛있어서 거절할 수 없다는 것.
나이를 조금씩 먹을수록 엄마가 해놓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게 엄마를 웃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엄마가 한 음식은 맛있게 먹는 편이다.
“무슨 전복?”
“오늘 초복이잖아. 아빠 삼계탕에 넣으려고 전복 사 왔는데.”
“오늘 초복이가? 내 삼계탕 안 좋아하는데.”
“그래서 니는 닭도리탕 해줄까 하는데.”
“오~ 그럼 닭도리탕에 전복 넣을 거가?”
“넣어 주까?”
“당연하지. 넣어줘.”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밥 먹으라는 엄마 목소리에 식탁 앞에 갔더니,
완전 먹음직스러운 전복 닭도리탕!!!
윤기 좌르륵 흐르는 빨간 닭과 전복이 접시 위에 고이 놓여 있는데
절대 이 유혹을 거부하지 못한다.
역시 내 다이어트는 내일로….
내 다이어트의 실패 원인은 엄마가 가장 큰 이유인 거 같다.
엄마의 맛있는 음식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래도 늘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엄마가 있어서 먹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