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103동 303호입니다.

여섯 번째 음식 _ 새우장과 전복장

by 쏘쏘킴

‘새우장 9900원‘

마트에 갈 때마다 적혀있는 문구. 매번 엄마에게 사 먹자고 조르지만 늘 실패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엄마랑 아빠랑 다 같이 마트를 간 날.

새우들이 즐비해 있는 사이에 나는 또 새우장을 사 가자고 졸랐다.

이번엔 엄마가 잠시 고민을 했다.

새우장을 사는 대신에 그냥 새우를 집어서 새우장을 만들어 주겠단다.

드디어 새우장과 전복장을 먹게 되는구나!!!

접시에 새우와 전복이 까만 간장 속에서 유영하는 것을 보자니 군침이 돌았다.

하지만 입으로 들어가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이 있었으니….

새우와 전복을 껍데기로부터 분리해야 했다.

“야, 이거 먹기 엄청 상그럽다. 새우 껍질이 잘 안 까진다.”

“엄마가 못 까서 그런 거 아니가?”

“니가 까봐라!”

양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새우 머리부터 해체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잘 까지는구만!!”

“니는 잘 까네?”

그러면서 작은 반찬통을 내 앞에 놓는다.

“야, 이것도 까서 여기 넣어라. 아빠도 먹게.”

“내가 왜! 아빠보고 까먹으라고 해라!”

“니가 장갑 낀 김에 좀 까라.”

그렇게 새우를 열심히 까서 반찬통 한 그릇에 채워 놓은 후,

숟가락 하나를 들고 전복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야, 니 대단하다. 전복까지. 먹으려는 의지가 대단하구만.”

그렇게 전복도 모두 해체를 한 후 장갑을 벗고 숟가락을 들었다.

밥 한 숟갈에 전복 한입을 베어 물었는데, 웬걸….

전복이 이렇게 딱딱할 줄이야….

입에 물었던 전복을 다시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왜?”

“전복이 너무 딱딱한데. 가위 좀….”

다시 장갑을 한 손에 끼고 전복을 가위로 한입 크기로 잘라냈다.

“맛있나?”

“어. 근데 전복이 너무 딱딱하다.”

“원래 전복이 그렇다.”

“전복은 버터구이가 더 나은 거 같다. 근데 이거 간장 양념 좀 아깝다. 김에 찍어 먹으면 맛있겠는데….”

“맞제, 양념이 잘 됐다.”

“이거 재활용 안 되나?”

“파 좀 썰어 넣고 참기름 좀 넣어서 밥 비벼 먹어라미.”

“오오! 그래. 이거 버리지 마라.”

8.새우장전복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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