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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음식 _ 갈치조림

by 쏘쏘킴

어렸을 때 생선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려 병원까지 간 적이 있다.

그 뒤로 생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뼈를 다 발라낸 회는 엄청나게 좋아하지만)

그 뒤로 엄마가 생선 살만 발라서 밥그릇에 올려줘도 의심에 의심해서 뼈가 진짜 없는지 확인하고 그제야 입으로 넣는다.

그래도 그중에도 예외는 있다.

‘갈치’

그중에서도 갈치구이를 아주 좋아하지만, 엄마는 갈치구이보다는 조림을 많이 해준다.

왜냐?

구이를 하면 국도 따로 만들어야 하지만 조림을 하면 국물을 자작자작하게 해서 만들면 국을 안 끓여도 될 테니까.

내가 갈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살 발라 먹기 편하니까.

양 가 쪽에 가시를 제거한 뒤, 가운데 가시만 피해 가면 목에 가시 걸릴 일은 없다.

그렇게 내가 발골 해 놓은 가시에는 살이 엄청나게 붙어 있는 게 흠이지만.

“야이 가시나야!! 니 이렇게 먹을 거면 생선 먹지 마!!”

“니는 갈치 먹을 자격이 없다. 이게 얼마 주고 샀는데.”

“아 왜!! 나는 최대한 발라 먹은 거다!! 이건 다 가시라고!!”

항상 갈치를 먹으면 엄마와 나의 대화.

“우와!! 엄마 이번에 갈치조림 진짜 맛있게 됐다!!”

“국물이 맛있제?”

“어어! 밥 비벼서 먹으니까 진짜 맛있다!!”

갈치조림에 들어간 무를 밥 위에 올려서 으게고 국물을 밥 위에 솔솔 뿌려서 갈치 살을 한 점 올려 먹으면 진짜 밥 두 그릇은 그냥 뚝딱할 맛이다.

밥 뚜껑 위에 발골 되고 남은 갈치 가시들.

“엄마! 이번에 나 엄청 열심히 살 발라 먹었다!!”

나름 갈치 살 발골 실력이 늘어난 것 같아서 엄마에게 자랑했는데...

“여기 이거도 다 먹는 거거든!!”

“우씨, 난 최선을 다해서 먹은 거다. 이게 최선이었다.”

“그래그래, 많이 먹었네!! 니 혼자 갈치를 몇 토막을 먹은 거고!!”

“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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