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미쳤다

- 나의 날씨는 매일 '흐림'이었다 -

by 날아올라

유년 시절은 마치 가시덤불에 갇힌 어린 새 같았다.

움직일수록 상처를 입어, 소리 낼 힘도 날아갈 힘도 없는 어린 새.


일곱 살 아이에게 가족의 관계는 늘 불안했다.

어릴 적 아빠는 일하는 사람, 오빠는 나를 때리고 미워하는 사람, 엄마는 이상한 사람으로 각인되었다.


엄마는 보통 엄마들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개인위생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양이 늘 부족했다.

어느 날은 밥을 주지 않아 설탕물을 마시며 버텼고,

어느 날은 밥을 산처럼 쌓아놓고 그걸 다 먹으라고 윽박질렀다.


엄마와 아빠가 다투던 날이 많았다.

엄마는 화를 내고 욕을 하며 집안 물건들과 요강을 집어던졌다. 집은 오물로 뒤덮였고 아빠는 그런 엄마를 온몸으로 말렸다.


하지만 엄마는 쉽게 멈추지 않았고 더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아빠는 집안의 오물을 닦아냈지만, 내 마음의 얼룩까지 닦아줄 기운은 없어 보였다.


그날 밤 악몽을 꾸었다.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 해골이 담긴 배가 떠다니는 꿈을. 너무 무서워 꿈에서 깨어 한참을 울었다.



유치원 행사에서 고사리 손으로 그린 그림이 동상을 받았다. 모두가 모인 그 자리에서 나타난 엄마는 스스로 잘라버린 듬성듬성한 삭발머리에 앞니 두 개가 없었다.

사람들은 엄마의 모습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날 처음으로 내가 받은 상이 부끄러웠다.



그녀의 기분은 마치 롤러코스터 같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웃었다가 화내기를 반복하며 알 수 없는 말을 종이에 적어댔다.

TV를 시끄럽게 틀어놓으며 의미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도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처 없이 집을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거리를 걸으며 쓰레기통을 뒤지고 음식물을 주워 먹기도 했으며, 쓸모없는 물건을 가져와 집에 쌓아두었다.
집은 늘 어지러웠고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


돈에 집착했으며, 어쩌다 아빠가 용돈을 주면 이상한 물건들을 사들였다. 어린 자녀에게 심한 욕설은 물론이고 폭력을 일삼았다.


그 시절 사람들은 그것을 "미쳤다", "미친년"이라고 표현했다. 그 말을 들으면 마치 내가, 그리고 우리 가족이 죄를 지어 벌을 받은 것 같았다.






어린 시절 알지 못했다.

그 죄책감이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먼 훗날, 그 굴레를 스스로 끊어낼 것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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