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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함에 대하여

'소박함', 이것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 중의 하나이다. 삶의 과정 속에서 소소하게 얻어지는 행복을 누리려면 소박함의 가치를 알고 있어야 한다. 작고 대수롭지 아니한 부분에서 얻어지는 일상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인위적으로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들은 꾸미지 않고, 거짓 없이 자기 삶을 완전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사람들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독일, 프랑스, 미국, 호주 …, 해외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줄을 이룬다. 꼭 우리나라보다 더 선진국이고, 멀리 떨어진 나라를 다녀와야만 할 것처럼 그들은 경쟁하듯이 말을 한다.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골프와 승마에 대한 이야기로 불꽃이 튄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그것에 쏟아붓는 자신의 능력(?)이 자랑인양 떠들어댄다.


그들은 인위적인 경험, 돈과 시간의 사용에서 경쟁적인 경험들을 하느라 자기 일상에서의 소소한 기쁨을 느낄 겨를이 없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느낌을 얻기 위해서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한 생각만 하다 보니, 일상의 다른 것들은 바라보지 못한다. 자신의 일상을 완전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세상의 흐름에 따라 쫓기듯이 살아가는 것이다.




당신이 직장에서 유난히도 피곤했던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여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갑자기 당신의 아버지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당신의 옆으로 오신 아버지는 당신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한다.


"어깨가 많이 쳐져있구나! 걸어가는 걸음걸이도 힘이 없고~, 회사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느냐?"


당신은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아니에요. 오늘 업무가 바빠서 좀 힘들었나 봐요. 괜찮아요!"


당신의 아버지는 말한다.


"오래간만에 우리 순댓국에 소주 한잔 할까?"


그렇게 두 사람은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순댓국집에서 각각 순댓국 한 그릇을 시키고, 소주 한 병을 나누어 마신다.


"자~ 한잔 받아라!"


그렇게 받아 든 소주 한 잔을 마시고, 목으로 넘어가는 소주의 짜릿함을 느낄 때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소주 한잔에 하루의 피곤함도, 세상의 시름도 다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지 않겠는가? 세상살이에 대한 당신의 고됨을 알고, 말없이 당신을 위로하는 아버지와 함께 먹는 몇 천 원짜리 순댓국은 꿀맛이 아니겠는가?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인위적인 경험, 경쟁적인 경험을 한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화려함의 추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우리의 소소한 즐거움들을 앗아갈 수 있다. '소박함'의 가치를 느끼는 우리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소박함'이라는 가치를 알고 있을 때 우리가 얻는 행복은 무척이나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고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이 세상에 쫓기듯이 살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아야 한다.


화려함의 추구와 경쟁심리에 구속되어 자기 삶의 다른 측면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차분히 살펴봐야 한다. 우리 마음의 구성상태를 점검하며, 주어진 삶이 주는 모든 것을 완전하게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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