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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부부, 신혼을 쓰다

[남편이 쓰는 신혼일기]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노국 씨! 결혼하더니 얼굴이 더 좋아졌네요. 신혼생활은 어때요?"


그러면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좋아요!"


결혼하고 나니깐 얼굴이 정말 좋아졌다. 예전보다 얼굴에 살이 살짝 올라 인상이 더 부드러워 보인다. 그리고 신혼생활은 진짜 좋다! 무엇이든 아내와 함께 생각하고 결정하는 삶의 순간들이 즐겁다. 아내에게 조언을 듣고 아내에게 조언을 하며, 잘 살아가기 위해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애쓰며 살고 있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내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꽉 찬 쓰레기봉투를 내다 버리거나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은 아내가 집에 도착했을 때 바로 먹을 수 있는 식전 간식을 만들기도 한다. 내 삶에 가장 깊숙이 들어온 누구도 대체 불가한 유일한 그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하루하루 집중한다.


직장생활을 하고, 짬짬이 글을 쓴다. 그리고 틈틈이 블로그도 한다. 아울러 열심히 일본어 공부를 한다. 일본에 있는 새 가족들과의 소통을 위해 나는 오늘도 공부를 한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처가 식구들에게 느끼는 마음을 더 잘 표현하고 싶다. 하지 말라고 해도 일본어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글을 쓸 때, 아내는 나의 옆에서 그녀에게 의뢰된 번역일을 한다. 둘 다 직장에서 퇴근하여 각자의 또 다른 일에 몰두한다. 이때는 서로 다른 몸으로 서로 다른 일을 하지만 가슴이 이끄는 울림에 집중함으로써 우리는 하나가 된다. 고요함 속에서 내면의 열정을 마음껏 쏟아내며, 우리는 영혼의 동지로 일심동체가 된다.


이제는 쇼핑을 할 때, 언제나 아내와 함께 한다. 옷을 살 때도 신발을 살 때도 장을 볼 때도~ 우리의 쇼핑은 언제나 서로가 함께한다. 서로의 아이템은 이제 부부의 아이템이 되었다. 사소한 물건 하나도 일방적이지 않다. 내 남편, 내 아내의 생각과 가치가 부부가 구입하는 물건에 포함된다.       


출근을 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날 때면 아내가 내 옆에서 곤하게 자고 있다. 나는 잠시 동안 그녀를 가만히 바라본다. 아내의 평온한 얼굴에서는 나를 품고 있는 그녀의 애틋한 마음이 보인다. 현해탄을 건너 오직 나와 함께한 그녀의 순정이 보인다. 가슴에서는 힘이 솟는다. 하루를 살아 낼 소중한 기쁨이 내 가슴에 가득하다.


한국과 일본, 국적과 상관없이 결혼은 '함께'와 '같이'의 소중한 일상을 선사했다. 한일부부의 일상은 혼자가 아닌 둘이서 살아가는 행복한 삶의 기록들로 가득하다. 여보를 바라보며 깨어나고, 여보와 함께 잠들 수 있는 축복의 시간들이 우리와 함께 한다. 사랑하는 내 님을 위해 연구하고 발전하는 행복의 시간들이 우리의 곁에 있다.


한일부부의 신혼생활은 두 영혼의 완전한 합일을 위한 결합과정이다. 매일 서로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며, 그 위대한 과업을 수행한다. 서로가 서로를 몸과 마음으로 끌어안고 보듬으며, 주어진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한일부부의 신혼생활은 혼연일체의 삶의 기록이 된다. 둘이서 함께 써 내려가는 소중한 삶의 기록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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