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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렵지 않은 이유

살다 보면 "어렵다!", "힘들다!", "괴롭다!"라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내뱉고 있는 때가 있다. 단순하게 힘든 노동으로 몸이 어렵고, 힘들고, 괴로워서 말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상살이에 지쳐 마음까지 고통스러운 때가 바로 그때이다.


대한민국 검사가 되어 보겠다고, 잘 다니던 첫 직장을 그만두고 당차게 시작했던 수험생활의 끝에 있던 나는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나이는 20대의 끝자락에 있었고, 경력이 단절된 지는 3년이 다 되어갔으며, 무엇보다도 현재의 수험생활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고독한 사법시험 준비생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법학과목을 이수만 했을 뿐, 특별한 준비 없이 열정만 가지고 무작정 뛰어들었던 수험생활이었다. 오직 꿈만 생각하며 무모하게 도전한 수험생활의 끝에 있던 나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다.    


단기간에 합격하기를 원했으나 사실상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던 나에게 수험생활은 내면의 자원들이 날이 갈수록 소모되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그 끝에 서있던 나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자신감 넘치고, 열정이 하늘까지 치닿던 청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도 희미해졌으며, 그와 함께 밀려오는 걱정과 불안감으로 견딜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때, 아버지께서 재취업을 해보라고 권해주셨다. 재취업을 해서 직장을 다니면 경제적 안정과 함께 나를 둘러싸고 있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해소가 될 거라고 하셨다. 아울러 많지는 않겠지만 안정적으로 내일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나에게 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거라고 하셨다.


나는 그 말씀을 받아들였고, 때마침 신입사원 채용공고가 나온 현재의 직장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났다. 그 사이 나는 사법시험 수험을 마음에서 깨끗하게 접을 수 있었고, 그와 함께 내가 가야 할 궁극의 비전을 향한 길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아울러 하루하루 노력을 쌓아가며, 나의 거대한 비전을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


재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아버지께서 나에게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면 한 번씩 들여다보라고 보내주신 문자메시지가 있다.


"혹시라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어도 - 나는 내 마음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없고 나는 내 머리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전혀, 추호도, 결코 없다."


이 문자메시지를 보며, 혼잣말로 주문을 외울 때면 나는 힘을 낼 수 있었다. 수험생활을 한다고 세상과 단절하며 살았던 내가 마음과 생각을 바꾸고, 용기를 내어 공기업으로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이 문자메시지였다.


현재까지도 나는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면 휴대폰 메모장에 저장해둔 이 문장을 곱씹어 읽는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힘이 솟는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마음은 느낄 수 있는 위대한 힘이 나를 보호해주는 것 같다. 내 안에서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신감은 충만해진다.


내가 어렵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깐 어렵지 않고, 어렵다고 느끼지 않으니깐 어렵지 않다. 문장을 곱씹어 읽을수록 어렵다는 인식에서 내 마음은 멀어진다. 그러면 어떠한 해답도 보이지 않던 막막한 상황에서도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디로 방향을 설정하고,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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