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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고 표현해야 하는 이유

그의 손을 잡고 집 앞의 산책로를 걷는다. 그가 나를 집에 데려다줄 때면 헤어지기 전에 꼭 이곳을 걷는다. 미리 약속한 것도 아닌데 오늘도 어김없이 그와 이곳을 걷고 있다. 그의 손을 놓고 싶지가 않다. 이 손을 놓고 집으로 들어가면 그의 온기도, 그의 체취도 느낄 수 없다. 매번 그것이 두려워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이곳을 걷는다. 얼마를 걸었을까! 그가 나의 눈을 바라보며 살며시 말한다.


"OO야, 사랑해!"


딱 한마디다. 다른 말은 없다. 그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다. 근데 가슴이 뜨거워진다. 심장박동수는 빨라지고 얼굴은 불긋해진다. 사랑한다는 말, 그 말 딱 한마디를 들었을 뿐인데 내 몸은 달궈진 쇳덩이처럼 후끈하다.

 



당신은 최근에 당신의 연인 또는 배우자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한 적이 있는가? 했다면 언제 하였는가? 이 질문을 생각해보았을 때,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언제 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당신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연애 또는 결혼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런저런 생활에 치여서 내가 사랑하는 내 님은 뒷전인 경우가 흔하다. 학업이 힘들다는 이유로,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애들 신경 쓰기에도 고달프다는 이유로 …


그러나 바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수록 내가 사랑하는 내 님에게 사랑한다고 직접적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 연애 또는 결혼생활에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사랑한다는 표현에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당신이 "사랑해!"라는 표현에서 멀어지는 만큼 당신의 연인 또는 배우자와도 멀어지기 때문이다.


당신이 연인 또는 배우자에게 처음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그때의 느낌을 기억하는가? 감동의 쓰나미가 가슴을 때리고, 후끈하게 달아오른 몸의 기운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때를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들었을 뿐인데 왜 그렇게 가슴이 콩닥거리든지 …, 부끄럽지만 한없이 행복하던 그 순간을 당신은 기억하는가?  


"사랑해!"라는 표현에 인색하면 행복했던 그때의 기억과도 멀어진다. 이런저런 둘만의 알콩달콩한 러브 히스토리가 희미해지는 것이다. 분명히 사랑해서 사귀었고, 결혼한 것인데 익숙해진 내 님을 바라보면 무덤덤하다. 가슴 뛰던 순간이 우리에게 있었던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통해 우리는 지난날의 감격스러운 순간을 기억하고 현재의 사랑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사랑해!"라는 짧지만 무엇보다도 강력한 표현이 두 사람의 교감에 촉매제가 되어 서로를 결속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또는 바쁘다는 핑계 등으로 사랑한다는 표현에 인색하면 내 님으로부터 받는 삶의 충만감도 없어진다.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즐거운 삶의 시간들이 무덤덤함에 묻혀서 없어져 버린다. 서로에게 "사랑해!"라는 말이 없어진 만큼 멀어진 내 님이 내 사랑이 맞는지 어느 순간, 의심스러워진다.


"사랑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하는 것은 사랑의 권태를 사전에 방지하는 삶의 기술이다. 도저히 사랑한다는 표현이 나올 수 없을 만큼 서로의 마음이 틀어져서 진심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자신의 마음을 의도적으로 또 주기적으로 내 사랑에게 전할 필요가 있다. 말하든 쓰든 …, "사랑해!"라고 표현하는 것은 짧지만 매우 효과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 님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자신은 과묵하고 성격이 내성적이라서 "사랑해!"라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하겠다든지 아니면 닭살이 돋아서 못하겠다든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항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것에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된다. 행동으로, 삶의 모습으로 사랑을 전하고 있는 것은 기본이다. 내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내 님을 보듬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표현해야 한다. 말을 해야 함께하는 충만감이 서로에게 전해지고 그 즐거움도 배가 된다.


연인 또는 배우자에게 "사랑해!"라고 표현해야 한다. 가짜의 마음이 아니라면 그 진심을 전할수록 좋다. 연애 또는 결혼생활이 지겹고 뻑뻑해지지 않으려면 사랑한다는 표현으로 윤활유를 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상이 행복해진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삶의 기술이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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