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루틴
나는 알람없이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데 보통 9시쯤이다. 어쩔 땐 8시, 혹은 10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일어나서는 세척된 사과 하나를 혹은 엄마가 미리 잘라둔 사과조각이 있으면 그걸 먹는다. 그리고 검은콩 두유 한잔을 마신다. 그 다음에는 나의 소중한 털달린 아기 고양이들과 강아지의 물그릇들을 새로 한가득 채워준다. 그리곤 이 아이들의 화장실을 청소해준다.
그 다음에는 세수를 한다. 세수를 하지 않은 내 모습을 보는 건 좀 찝찝하고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대충 머리를 묶고 세수를 한다. 그 다음 스프레이 병에 옮겨 담은 한 6년 넘게 쓰고 있는 제모스 토너를 얼굴에 뿌린다. 찹찹 대충 두들기고 흡수가 되기도 전에 화장실 선반의 오빠 칸에 있는 정문정 알로에 크림을 훔쳐 바른다.
그 다음는 커피를 마실 차례다. 엄마가 미리 내려준 커피가 있으면 속으로 오케이하며 잔에 따른다. 없으면 그라인더에 원두를 넣고 갈아 커피를 내린다. 커피를 따른 잔에 우유를 조금 따라서 화이트 아메리카노로 마신다.
커피잔을 들고 내 방으로 와 책상 앞에 앉는다. 잠자는 사이 들어온 주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를 연다. 주문이 들어와있으면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주문이 와 있으면 여전히 설렌다. 반대로 주문이 없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아주 고역이다. 그 기분은 마치 이제 막 싸워서 헤어진 남자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 같은 애가 타는 기분이다.
그 다음에는 이메일을 확인한다. 음- 여전히 별 다른 이메일이 없군. 그 다음에는 내가 하는 작은 가방 브랜드 사업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다이어리에 오늘 할 일들을 정리해 적는다. 다이어리에 하루의 계획을 작성하는 건 중학생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습관이다. 내 감정을 적는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고 간단하게 오늘 할 일만 적는다.저녁에 내가 해낸 일을 줄로 쫙쫙 긋는 재미가 있고, 주도적으로 하루를 살았다는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아침마다 하는 루틴이고, 그 이후에도 꼭 하는 루틴이 있다. 3-4시쯤에 엄마와 강아지 별비와 함께 산책을 나가는 거다. 가끔 아파트 커뮤니티 카페에 가서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오기도 한다.
저녁 루틴으로는 9시쯤에 운동을 가는 게 있다. 평생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못 느끼며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며 살았는데 최근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냥냥이들 사냥놀이 해주기가 있다.
루틴이 있는 삶은 내게 안정감을 주고 하기 싫은 일을 습관처럼 하게 해주어 좋다. 앞으로는 또 루틴으로 추가하고 싶은 것들로는 저녁에 자기 전에 슬리핑 팩하기, 신나는 노래 듣기, 다음 날 입을 옷을 생각해두기가 있다. 기분이 전환되거나 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막상 잘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루틴으로는 뭐가 있는지도 공유해주세요.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