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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Jan 27. 2020

스타트업 공동창업자를 구하는 현명한 방법

스타트업의 팀 빌딩-3

스타트업의 팀 빌딩-3

지난번 글에서 공동창업자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을 말씀드렸다면, 이번에는 공동창업자를 구할 때 저지르는 실수와 공동창업자를 구하는 방법 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동창업자를 구할 때 저지르는 흔한 실수


우선 기존에 많은 분들이 공동창업자를 구할 때 저지르는 실수를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어린 창업자일수록 인적 네트워크가 약하기 때문에 매우 협소한 지인 네트워크 중에서 공동창업자를 구하게 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으나, 문제는 해당 분야, 담당하게 될 업무의 전문성은 일도 없이 그냥 친하다는 이유로 공동창업자가 되고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영학을 전공했으니 마케팅을 담당해라. 컴공을 나왔으니 CTO를 해라. 회계는 아무것도 몰라도 동생이니까 믿을 수 있으니 재무담당을 해라. 뭐 이런 식입니다. 영문학을 전공했다고 영어를 다 잘하는 게 아닌 것처럼, 컴퓨터공학과를 나왔다고 모두가 코딩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학을 전공했어도 마케팅을 모르고 재무제표를 못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스타트업 특히 창업자가 대학생이거나 이말삼초(20대 후반, 30대 초반)인 스타트업들이 이렇게 공동창업자를 구하고 팀 빌딩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놓고 다들 자기들이 어벤저스라고 합니다. (제발 IR 장표에는 어벤저스라는 표현은 빼주세요. )


초기 스타트업이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영입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해당 업무를 Above Average로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결국 전문가 영입을 못해서 주니어 위주로 팀이 결성되었다면 당장은 어렵지만 수개월 이내에 강도 높은 학습과 실행으로 일정 수준 이상 올라와야 합니다. (잠을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력이 많은 분들도 당연히 실수를 합니다. 저는 유명한 IT 기업에 다니고 경력이 10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개발자를 찾아가 사업 설명을 하면서 CTO를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전문성은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상호 신뢰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고 지분 문제부터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신뢰는 차차 쌓아가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문제였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이지만 이런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렵사리 CTO를 구했다 하더라도 CTO가 개발자 모두를 본인의 지인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린 경우, CEO와 문제가 생겨 CTO가 나가게 될 때 팀원들도 모두 데리고 나가면서 회사의 존폐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어느 분야든 창업자 이외에 특정 개인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조직이 세팅되는 것은 위험합니다. 다행히 잘 돼서 회사가 커도 사내 정치나 파벌 싸움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창업자와 친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전문가이고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공동창업자를 구하는 방법

초반에는 어쩔 수 없이 사돈의 팔촌까지 개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서 전문가를 찾아야 합니다. 친분, 학연, 혈연, 지연, 전공과 상관없이 본인이 아는 선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해야 합니다.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그 회사 내에서 실력과 평판이 좋은 분을 찾아보세요. 케쥬얼하게 차 한잔 하면서 사업에 대한 얘기나 업무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은 결과를 떠나 너무 좋은 노력입니다.  

각종 스타트업 행사, 데모데이, 밋업에 참여하여 좋은 사람들을 찾아야 합니다. 대부분 친한 사람들과 맥주 마시면서 수다만 떨다 갑니다.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보통 '이런 행사에 좋은 사람이 오겠어?'라고 생각하고 참여조차 안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이런 행사에 오는 사람은 일단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열의가 있고 태도가 좋은 사람입니다. 멀쩡하게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로켓펀치, 원티드, 리멤버, 데모데이 등 스타트업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를 활용하세요. 잡코리아, 인크루트 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I Want You for Startups(스타트업 구인/구직 공고 및 정보교환)과 같은 페이스북 그룹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업계 최고 전문가 또는 현직에 있는 사람을 찾아갑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아주 간혹 본인이 합류하거나 소개를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거절에 익숙해져야 함)


위의 내용들이 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대부분 이 뻔한 것조차 안 하고 좋은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발품을 팔아야 하거나 귀찮거나 거절을 감내해야 하는 일들이기에, 이런 노력을 해봤자 좋은 공동창업자를 구하기 어려울 거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편한 방법을 찾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애인이 없으면 열심히 소개팅을 하든 클럽에 가든 해야 하듯이 공동창업자를 구하려면 계속 좋은 분들께 소개도 받고(좋은 분들 근처에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 행사에도 나가면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최고의 공동창업자 조건

1. Professional & Expert

업계 최고의 전문성 보유, 선수, 타짜면 더 좋음 (최소 Above Average)

창업자와 다른 전문성, 성향, 상보적 관계


2. Experience & Network

대기업 또는 대형 IT 회사 경력 보유

성공 여부를 떠나 초기 스타트업 경험을 통해 뭔가 스스로 만들어본 사람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 (사업 확장 및 추가 인재 확보에 유리)


3. Grit & Humbleness

투지, 담대함과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 ( Grit 관련 영상: https://youtu.be/H14bBuluwB8)

대학 졸업 이후 유명한 회사만 다녔던 사람은 내려놓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려놓기가 되지 않은 사람은 계속 불평불만을 쏟아놓고 팀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듭니다.



최고의 공동창업자에 대한 조건을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인성, 조직관리 능력, 대표 및 다른 팀원들과의 조화,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다른 여러 덕목이 있겠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만 정리했는데요, 이 세 가지 모두를 만족하는 분 또한 찾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조급한 마음에 한 두 가지만 갖춰도 공동창업자로 영입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영입할 때는 타협하거나 합리화하지 마세요. 최고의 사람이 모여도 성공하기 힘든 게 스타트업입니다.


자~~! 유비 여러분. 이제 밖으로 나가서 관우와 장비를 찾아보시죠.  


다음 글에서는 공동창업자를 구한 이후 지분을 나누는 방법이나 주주간계약서를 쓰는 방법 등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작가 도서 - 예스24 


작가 도서 - 알라딘 


작가 동영상 강의 - 인프런


작가 콘텐츠 - 퍼블리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고 있으나 개인마다 상황마다 공감의 정도가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사업에도 정답이 없기에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넓은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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