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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마레 Aug 21. 2024

웰컴, 마이 유토피아

배우가 찍고 쓰는 단편영화이야기


씬으로 읽는 단편영화


마이 유토피아





이곳, 어디일까.

이상한 형체를 한 이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노을이 지는 바닷가,

 그들이 보는 곳은 어디일까.


대본리딩
단편영화 '마이 유토피아' 중에서

이 영화는

아티스트 유토의 2번째 앨범 수록곡을 

영화적으로 재해석해

4편의 옴니버스에 담아낸

행복을 찾아 나선 유토의 이야기다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

이건 뮤직비디오인가. 영화인가.

 궁금했었다.


등장인물의 면면들도

흥미로웠다.


유토피아를 관장하는 신의 등장

머리에 풍선을 단 소녀.

방독면을 쓴 사내.

컵스카우트 옷을 입은 소년.

그리고 

삐삐머리를 한 노인 역이라니.


도대체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바닷가 씬이 적힌 대본을 

들여다보자.




S#6 바닷가 앞, 해 질 녘 [welcome to my utopia] 00:00-01:12 


해가 지고 있는 바다 앞
 눈을 뜨는 유토
 바다를 보고 있는 한 노인이 보인다.
 노인의 머리에는 풍선 여러 개가 가득히 달려있다. 

유토를 쳐다보는 노인
 슬픈 미소를 짓는다.
 유토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데려간다.
 바닷가 앞 주차장
 모든 인물들이 물안경을 쓰고 해를 바라보며 앉아 있다. 

우주인, 붕대인간 등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빈 의자에 앉는 유토와 노인
 노인, 물안경을 건넨다. 


암전 


물안경을 받아 드는 유토
 뒤를 돌아보자 외국인도 해를 보고 있다. 

해가 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본다.
 유토의 물안경으로 줌인이 된다. 


Cut to
 뛰어다니는 모두들 미소를 짓는 모두들 


Cut to
 노을을 바라보는 모두들 해가 진다.
 암전 


<씬 6의 대본> 중에서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각자가 꿈꾸는 유토피아.


그렇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 장면에서

유토피아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는다.

 모두가 즐거워하며

신나게 그 시간을 즐길 뿐.


그렇다면,

 궁금하실 거다.

감독이 재해석한

이 장면에 흐르는 노래의

가사는 어떨까. 


아티스트 유토의

'웰컴 투 마이 유토피아'

가사다.


꼭 행복하자

우리 지금 이대로

어느 날 세상이

혹여 무너진대도


세상아 이젠

좋은 것들만 보여주라

또 이렇게 보니

아름다운 건 참 많구나


울부짖는 저 새들과 

죽어버린 나무들의 슬픔 가득 찬 노랫말

그 속에도 사랑이 있을 테니


Welcome my utopia

젊은 우리들 끝나지 않는 아침

빛을 잃은 너의 날들에게


유토,  <웰컴 투 마이 유토피아> 중에서


'꼭 행복하자'

 말한다.

'세상이 무너진대도'

그것도 

'우리 지금 이대로'


5월에 이 영화를 찍고

7월 12일, 앨범 릴리즈와 함께 

열린 '음감회'에서 이 영화를

보고 라이브로 노래를 들었다.


흐뭇했다.


촬영현장에서 보던 수줍은

청년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진,

그 목소리로 자기의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아티스트였다.

<음감회에서>


















그날 처음으로 

내 출연분이 아닌

전편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퍼즐이 완성된 느낌이랄까.


<유토님과 김선연 감독, 관객과의 대화>















이 영화는 4개의 옴니버스.


유토의 어린 시절을 은유한

Dream

유토의 사랑을 추억한

Love

유토의 실수를 마주한

Mistake


그렇게 다양한 모양의

 시절을 지나온 뒤

나를 만나는 삶.

Living



할머니 역을 맡은

나의 존재는

사랑한 소녀일 수도,

또 다른 시간의 

다른 이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나이가 많은 어떤 이를

통해 유토피아를 보게되는

그 자리로 안내된다는 것.


감사하다.

그런 대상으로 노년의

삶을 바라봐 주어 감사하다.


그럴 수 있는 노인이라,

 좋다.


 영화를 찍을 때마다

'잘 살아야지' 싶다.


'마이 유토피아'


이 영화에서 노래는 가사이자 대사이며

메시지이자 주인공 유토의 고백이다.


유토임이 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독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영화, 어렵지 않나요?'


어쩌면 낯선 형식일 수도 있겠다.

어려울 수도 있다.

행복이란 게 그리 쉽든가.


그래도 좋지 않은가.


꼭 행복하자!

라고 노래를 쓰는 청춘과

넌 지금 행복하니?

라고 앵글로 묻는 또 다른 청춘.


그 오고 가는 질문과 대답 속에

함께 하는 다양한 세대와 시절의

이야기들.


<단편영화 <마이 유토피아> 중에서>
<단편영화 <마이 유토피아> 중에서>


지금, 행복하니? 


라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건, 

알 것 같다.


꼭 행복하자.

 이 말에 담긴

간절함, 그리고 기대감.


그거면 되지 않을까.


여기가 어디이든,

그리고 세상이 무너진대도.


https://youtu.be/DLqwSGOUdkM?si=xnqf4XhnTd1dAzNa

단편영화 '마이 유토피아'



마이 유토피아 Fiction/Color/2024/11'24"

아티스트: 유토

각본/연출: 김선연

출연: 유토, 마이클, 봉기한, 김담호, 박고은, 장마레, 박기태, 강민규, 이호성

같이 만든 사람들: 무버스클럽, 곽도윤, 채재희, 봉지혜, 배정민, 김아현, 구본영, 한은희 오형록, 

박기태, 강민규, 윤상호, 이호진, 김동우, 이소흔, 전예인, 송민수, 윤효정, 박수빈, 김하루, 김하영,

최현서, 천현진, 남성민, 박동섭, 윤효정, 박수빈, 이지석, 조혜빈



노래를 통해

행복을 묻고 답을 찾아가는

아티스트 유토님


영화를 통해

나의 행복을 그려내고 있는

김선연 감독의

영화로운 시절을

응원합니다




배우가 찍고 쓰는 단편영화이야기


100명의 마레가 산다.


수요일에는 장마래의 브런치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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