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는
그러나 너는 최보미
너는 오래된 부부처럼 싸운다
하얀 종이를 보고 있으면 나의 잔상들이 다
찾아올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너는 모르는 문장을 쓰고 있다
익히 작가들로부터 들은 바 있지만
생각한 것을 쓰지 못한다
너 속에서 나간 활자들을 다시 눈 안에 담는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너의 숨은 크다
만성 비염 때문인지 가끔 콧소리도 내고
가끔 입을 벌리고 숨을 쉰다
숨소리가 너무도 커서 너는 당황스럽다.
두려움과 공포가 더 크다 하지 않을 때
너는 생각한다
어떤 미소에 담긴 감정과 생각들을
역겹게 생각하는 것들을...
너는 너가 역겹다.....
등을 돌리면 난도질 되는 세상 속에서 말들을 너는 지워나가야 돼
너는 너로 존재하기 위하여 기다려왔어.
그러나 너는 너로써 그녀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일까.
역겨워.
이 모든 것이 역겨워.
몸 안에 있는 이중의 불협화음이 역겨워.
신경을 갉아먹는 벌레들이 너에게 소리쳐. 그러나 들리지 않아.
너는 무엇일까.
미로 속에서 나는 너와 단 한번 마주쳤을 뿐이다.
미적지근한 20대는 피로만 안기고
독하게 꿈을 향해 모두 다 돌진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피로해
문득 지친
어깨에는
달빛도 비추지 않고
부러움을 지불해야 하는 넌
네가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해
세상이 널 원하게끔 너를 팔아야 해
박제된 꿈 따위 집으로 가져와 봐야
카드 빚
이 모든 게 이런 걸까
문득 세상이 원망스러워 지는 건
배고픈 비만도
우리는 관리하지 못해
우리의 가치를 깎고 있다.
문득 든 생각처럼
사과를 깎고 주저앉는 너는
피로의 그림자를 베고 쉰다
그림자의 색깔은 검은 색
너의 눈동자도 검은 색
고인 빗물도 검은 색
이젠 슬픔도 너무 지리멸렬해졌어
자살도 너무 흔한 풍경
피로한 세상에 너는 쓰려고 한다. 무엇을 쓰려고 했었는지 너는 잊어버렸다.
당신의 절망은
값을 매길 수 없어.
수많은 점들로 그저 사라져가.
너는 짧은 글을 읽는다
긍정의 허파로 숨쉬어라.
절망은 금지되었습니다.
부조리는 너무도 일상적이어서 분노할 힘이 없습니다.
그저 잘 문대주는 슈가, 알코올, 연기 만 있으면
오늘은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