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쟁이 아기를 두고 회사 가기 미안해하는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위로이자 용기의 말로 이 글을 씁니다. 첫째를 24개월까지 가정보육 했고 둘째는 돌이 지나자마자 어린이집에 보냈던 저에게 주변 사람들이 종종 물어보곤 합니다.
"아이를 위해 회사를 그만둬야 할까요?"
아이는 엄마가 키우면 가장 좋습니다. 어쩌면 세상의 진리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밖에도 진리는 많습니다.
농약을 뿌리지 않고 직접 키운 채소가 당연히 몸에 좋지요. 하지만 우리는 마트에서 채소를 사 먹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을 선택하는 것이죠.
어쩌면 인생은 불가능한 것을 좇지 않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의 연속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 이후에는 결과의 좋은 점만 바라보며 살아가세요. 그래서 전 엄마들이 '돌쟁이 아기를 두고 회사 가기가 미안해요' 라고 말할 때 '8살 되면 학교 가는 것처럼 돌 지나면 어린이집 가는 거야'라고 괜히 쿨하게 말해줍니다.
그 엄마는 분명 주변에서 '돌쟁이 아기를 남의 손에 맡기고 뭐 대단한 회사 가냐'라는 이야기를 돌려 돌려 시선과 대화로 들었을게 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괜찮다고 다들 그렇게 산다고 말해줍니다.
8살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면 '이 조그만 아이들이 어떻게 학교라는 큰 공간에서 50분간 자리에 앉아 공부라는 걸 하려나' 싶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과 기특한 마음이 오고 갑니다.
전업맘의 아이들은 1시면 하원해서 엄마랑 시간을 보낼 텐데 내 아이만 저녁 6시까지 내가 일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어린이집에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앞섭니다.
그럼에도 제가 육아를 하면서 세웠던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 순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마음 쓰지 말자. 우리나라 대부분의 회사가 육아휴직을 1년으로 정해두었습니다. 그러니 출산 휴가를 쓰고 육아휴직을 쓰고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엄마들은 돌이 지나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야 하죠.
내가 정한 게 아니라 사회가 그렇게 정해두었습니다. 만약에 아이에게 심각한 정서의 문제가 생기거나 영양상 문제가 생기는 거라면 사회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육아휴직 1년 기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돌이 지나면 엄마는 회사로 돌아가고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죠. 회사로 복귀하던 날 전속력으로 달려 회사에 갔습니다. 너무 기쁘고 그리웠기 때문이죠. 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성취감, 돈을 번다는 기쁨,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자존감. 이 모든 것들이 감사했습니다. 어쩌면 잃어봤기에 알 수 있는 감사함이겠지요.
아이의 인생만큼이나 엄마의 인생도 중요합니다. 엄마의 희생으로 점철된 아이의 인생,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라는 말이 얼마나 아이를 무겁게 할까요.
그러니 아이에게 엄마가 일을 해서 얼마나 행복한지, 엄마가 왜 이 일을 하고, 왜 이 회사를 다니는지. 그 이야기를 더 자주 해주세요. 그게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니는 회사일지라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말해주세요.
분명 내 딸이 물어봐도 저의 대답은 같을 겁니다.
"주은아, 세은아, 아이들은 바람과 공기가 키울 거야. 너희는 너의 꿈을 향해 가렴"
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처음 글을 쓰게 된 작가 <안나> 입니다.
처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1시간 적응기간을 갖는 동안 어린이집 앞 파리바게뜨에서 지내던 1시간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양손에 매달리는 아이 없이, 아이가 울까 봐 노심초사하는 걱정 없이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앉아 있던 소파가 어찌나 편하던지요. 음악이 없어도 공기에서 음악이 흐르고 향기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첫날은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엄마를 만나자마자 '나를 버리고 어딜 갔냐며' 눈물로 맞이할 거예요. 내가 뭔 짓을 한 거지 싶은 마음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예민한 아이는 10분 만에 어머니 너무 많이 울어서 전화드렸어요. 라고 호출 당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엄마가 불안해하면 아이는 더 불안해합니다. 엄마가 당당하면 아이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기도 하고요.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어른 때문에 회사에서 힘들었다면 순수한 아이를 보며 힐링하고 순수한 아이의 보챔에 힘들었다면 회사의 논리적인 어른들을 보며 한숨 돌리세요. 육아와 회사가 합해졌을 때 2배로 힘들다고 생각하기보다 서로 다른 일이기에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준다고 생각해 보는 거죠.
다음 연재 때는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고, 아이가 아플 때 회사와 잘 밸런싱 하는 방법과 꿀팁들을 방출해 볼게요. 오늘도 아이와 웃고 울며 하루를 버텨내는 분들께 따뜻한 위로와 함께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 연재 때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