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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호 Jul 01. 2018

마라톤 풀코스 도전기(16)

Run strong Stay hungry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 주였다. 그리고 지방 선거가 끝나고 본격적인 조직 인사가 시작된 한 주였다. 당선자의 지지자들은 승진과 좋은 보직이란 보상이 뒷따르고 그렇지 않은 자에게는 원치 않은 곳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벌어진 한 주였다. 마음이 뒤숭숭한 한 주였다. 겉으로 누구를 지지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정치란 그런 것이다.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주를 마무리하는 주말, 달리기는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최상의 방법이다. 달리면 마음을 달랠 수가 있다. 몸이 힘들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모든 생각과 걱정이 없어지고 오로지 신체적인 고통에 반응하여 언제 이 시간이 끝나는지 그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다른 운동과 달리 달리는 자기와 싸움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정리하게 만들어준다. 몸이 힘든 만큼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 오로지 현재의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 결승점이 다가올수록 점점 끝난 뒤에 내 모습만 상상하게 된다. 달리는 동안의 고통은 그 때 뿐이다. 결승점에 도달하면 모든 것이 잊어진다. 단지 목표를 달성했다는 뿌듯한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중도에 포기하면 안된다. 작은 목표라도 끝까지 달려야 한다.

우울한 한 주를 보내고 금요일 저녁 일찍 잠이 들어 새벽에 일어났다. 이번에는 연습구간을 조금 변경했다. 기존에 방상경기장에서 의암댐의 신연교 입구로 출발지점을 바꿨다. 처음부터 오르막 구간을 달릴 작정이었다. 구간을 변경한 관계로 이번에는 오르막 구간을 정확히 7번 달렸다. 출발점에서 오르막구간 끝까지 거리는 대략 1km정도다. 그러면 최종 완주 구간은 14km가 나와야 하는데 기어핏에 측정된 값은 16km이다. 약 2km정도 편차가 생긴다. 스마트폰앱 등 측정 장비가 항상 오차가 많은 편이란 점을 알기 때문에 되도록 측정된 거리를 달려야 그런 오차를 줄일 수 있다.

6월말을 마무리 하면서 평일 연습을 제대로 한 적이 없어 주말의 속도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번 주말도 마찬가지다. 비록 처음에 오르막 구간을 달렸지만 5km구간까지 괜찮았지만 러닝하이(running high) 구간이 없었다. 그 만큼 5km지점을 지나서도 달리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1km구간별 측정값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5km지점을 기준으로 전에는 7분10초~30초까지 속도가 나왔지만 나머지 구간에서는 7분50초~8분28초까지 점점 속도가 느려진다.

구간별로 측정한 자료에서 재미있는 사실은 오르막 구간(홀수km)보다 내리막 구간(짝수km)이 속도가 더 느리다는 것이다. 정상적이라면 오히려 내리막 구간에서 더 속도가 빨라야하는데 정반대의 상황이 나타났다. 내리막 구간에서 많은 생각으로 속도가 점점 느려진 것 같다. 걸을 때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머릿속에 생각하면 점점 많아지면 걸음의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본능적으로 몸의 속도가 빨라지면 사고 위험 줄이기 위해서 딴 생각을 할 수 없다. 만약에 딴 생각을 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운전할 때 속력을 높이면 긴장감과 집중력이 높아지는 이유와 같다. 아무튼 이번 주말 연습은 그렇게 상쾌하지 못했다. 물론 연습을 마치 뒤에는 그래도 완주한 기쁨은 느낄 수가 있었다.

몸과 마음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마치 길항작용처럼 한 쪽이 나쁘면 다른 쪽도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울적할 때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나아지고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기분을 전환하여 몸을 움직여야 한다.

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달렸다.
그리고 기분 좋게 주말을 보낸다.

제10주차 연습 일정

2018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 접수가 시작됐다(10월29/일). 앞으로 119일 남았는데 좀 더 분말해서 평일에도 연습량을 늘려 5시간 완주 기록을 갱신해야 한다.
https://marath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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