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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Dec 11. 2018

일을 열심히 잘 한 날이 퇴근 후 더 개운하다

A.

하루 종일 시간이 안 갔다.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하기는 싫고, 은근슬쩍 뭉개듯 어물쩡 하루를 보내다 집에 왔다. 마음이 편치 않다. 몸이 딱히 피곤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운이 남아돌지도 않는다.


B.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화장실 갈 겨를도 없이 메신저에 메시지는 쏟아져 들어왔고, 업무 게시판 알림과 이메일, 회의에 쫓겨다니다 보니 하루가 갔다. 열심히 보낸 하루긴 했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하루는 아니었다. 몸은 매우 지쳤다. 마음도 지쳤다.


C.

적당히 바쁜 하루를 보냈다. 자료는 정리되었고, 과제는 진도를 나갔으며,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던 꼬인 문제를 풀었다. 스스로 밥값을 충분히 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소진된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다. 집에 오니 몸은 적당히 피곤하고 마음은 개운하다.


A, B, C 모두 내가 직장에서 보낸 하루들이다. B 가 지속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A 같은 날도 있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은 역시 C 다. C 같은 날을 보내고 집에 오면 기분이 좋다. 자본주의의 쳇바퀴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고 들어온 듯한 뿌듯함이 있다. 스스로에게 상도 주고 여유 시간을 누리는 즐거움도 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이라는 게 결코 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일들에 부딪히고, 감정이 상할일이 생기기도 한다. 부디 C 같은 나날이 지속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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